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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잠을 자려면… 슬기로운 스트레스 관리

입력
2022.04.02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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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건강 칼럼] 윤제연 서울대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오늘도 분주하고 고단한 하루를 보낸 후, 우리는 숙면을 통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잠이 안 오면 한 마리씩 양의 숫자를 세면서 잠을 청해 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잠이 잘 오지 않아서 몇 백 마리의 양을 세어도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잠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서 ‘오늘은 과연 편히 잠들 수 있을까’ 걱정하게 되는 날들이 있습니다.

무사히 잠이 들었다고 해도, 한밤중에 몇 차례씩 잠이 깨고 다시 잠들기 어려워 뒤척이다 보면 ‘이렇게 잠을 못 자면 내일 무척 피곤할 텐데, 내일 제대로 일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에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밤에는 잠을 비교적 푹 잤지만 새벽녘에 너무 일찍 잠에서 깨어난 후 다시 잠들지 못하고 눈만 감은 채로 누워서 ‘지금 일어나면 낮에 너무 피곤할 텐데’라고 생각하면서 날이 밝기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 수면부전은 경우에 따라 낮 동안의 피로감이나 졸림 및 주의 집중의 어려움과 기분 변화 등을 동반할 수도 있습니다. 일시적인 수면부전은 보통 명백한 스트레스가 동반되어 나타나고, 이러한 스트레스가 해소된 후에는 함께 소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환경 변화나 스트레스가 없거나 혹은 스트레스가 해소된 다음에도 수면부전이 지속된다면 전문가와 상담 및 진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지속되는 수면부전을 조절하기 위해 우선 파악해야 하는 사항 가운데 첫 번째는 자신의 수면 상태를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입니다.

잠이 드는 것에 어려움이 있나요?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중간에 자주 깨거나 한번 잠을 깨면 다시 잠들기 어렵지는 않은가요? 새벽에 일찍 잠이 깨나요?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마치 밤새 눈만 감고 있었던 것처럼 느껴지지는 않나요?

또한 자신의 수면을 관찰할 수 있는 가족이나 지인이 있다면 수면에 대한 본인의 만족도와 가족이나 지인의 관찰 소견에 차이가 있는지(예컨대 본인은 밤새 한숨도 못 잤다고 기억하지만 가족이 관찰했을 때는 밤새 푹 자는 것처럼 보였다든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정보가 됩니다.

두 번째로는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코골이, 통증, 우울 및 불안 등 의학적 동반 질환이나 증상 여부를 확인하고,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물이나 기호식품 종류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사항을 미리 확인하여 전문가와 상담 및 진료 시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지속되는 수면부전의 감별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에 도움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현재 자신의 생활 패턴 중 수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를 점검하여 더 양호한 수면 위생을 위해 보완할 사항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의 꿀잠에 도움될 수 있는 생활 패턴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요? 하단의 항목을 이용하여 자신의 수면 위생을 점검하고 수면 만족도 향상을 위한 팁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

1. 밤에 잘 때에만 누우십시오. 잠자리는 ‘잠만 자는 곳’임을 잊지 않습니다.

△낮에 누워있지 않고, 저녁에 TV 시청할 때에도 눕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피곤할 경우에는 하루 중 30분 이내로 눕거나 낮잠을 잘 수는 있습니다.

△잠자리에 누워서 책 읽기, TV 보기, 음식 먹기 등을 하지 않습니다.

2. 불면이 발생하기 이전의 수면시간을 기준으로 규칙적인 입면ㆍ기상 시각을 유지합니다.

△잠자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더 일찍 잠자리에 눕거나 초저녁부터 수면제를 복용하고 누워서 잠을 기다리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평일은 물론 주말과 휴일에도, 매일 아침 비슷한 시각에 기상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아침 기상 후 30분 이내에 햇볕을 쬐고, 매일 적당량의 운동을 지속합니다.

△늦은 저녁 운동은 경우에 따라 몸을 각성시켜 수면에 방해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4. 잠잘 때 시계는 멀리, 너무 배부르지 않게, 분위기는 편안하게

△잠이 안 올 때나 자다가 깨어났을 때, 시계를 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잠자는 환경은 심한 소음을 피해서, 눈에 자극이 덜 되는 간접 조명을 이용해 너무 덥거나 춥지 않은 온도로 조성하면 도움이 됩니다.

△너무 뜨겁거나 차갑지 않은 더운 물에 목욕을 하거나, 따뜻하게 데운 우유를 소량 마시면 체온 조절에 도움될 수 있습니다.

△배가 너무 고프면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소량 섭취할 수 있습니다. 정제 탄수화물ㆍ설탕ㆍ기름진 음식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잠자기 전 너무 많이 먹거나 마시지 않습니다.

5. 술은 멀리하고, 지나친 흡연과 카페인 사용도 조심

△잠을 이루기 위해 술의 도움을 받는 것은 매우 좋지 않습니다. 술은 일시적으로 잠을 빠르게 들게 할 수 있지만 중간에 잠이 자주 깨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알코올 사용 중단 이후 불면이 지속되어 다시 술을 찾게 되는 빌미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커피ㆍ홍차ㆍ콜라ㆍ초콜릿 등 카페인을 함유한 음식을 오후 늦은 시간이나 저녁에 섭취하면 수면에 방해될 수 있습니다.

△수면제 사용은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와 처방 권고 사항을 준수해야 합니다.

6. 잠이 들기 위해 너무 애쓰지 않도록 합니다. 잠이 오지 않고 오히려 긴장이 될 때는 너무 환하지 않은 조명을 켜고 독서를 하거나 음악을 듣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7. 상단의 수면 위생 안내 사항을 너무 철저히 지키려고 애쓰며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수면부전이 지속된다면 전문가와 상담 및 진료를 통한 개인 맞춤형 도움을 받도록 권합니다.

윤제연 서울대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윤제연 서울대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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