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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韓격리정책… 베트남 교민사회 "다신 이런 일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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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韓격리정책… 베트남 교민사회 "다신 이런 일 없어야"

입력
2022.03.3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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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만에 베트남 격리대상국 지정 해제 번복
"보건당국, 신중한 정책 결정 필요" 비판 여전

지난해 12월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이륙을 준비 중인 비행기들이 줄 지어 서 있다. 하노이타임스 캡처

지난해 12월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이륙을 준비 중인 비행기들이 줄 지어 서 있다. 하노이타임스 캡처

한국 보건당국이 베트남에 대한 격리국가 지정을 해제한 31일, 베트남 교민사회는 기쁨과 분노가 교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양국에 상륙한 지난 2020년 3월 이후 2년 만의 하늘길 재개통이라 반가움이 우선이지만, 결정을 수차례 번복한 한국 보건당국에 대한 성토는 끊이지 않았다.

20만 베트남 교민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은 지난 17일 한국 보건당국의 첫 격리국 지정 과정이다. 당시 보건당국은 결정의 핵심 근거로 '베트남 내 확진자 수 증가' 등의 명분을 내세웠는데, 실제 베트남은 지난 13일을 기점으로 일일 확진자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었다. 하노이에서 5년 째 거주 중인 A(51)씨는 "간단히 검색만 해도 베트남이 한국보다 감소세가 더 뚜렷하고 위험도도 낮다는 게 확인됐을 것"이라며 "일개 교민도 아는 흐름을 정부가 무시하는 바람에 죄없는 교민들만 혼란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애매한 결정에 피해를 본 교민과 한국기업들도 적지 않다. 하노이에서 8살 딸을 키우고 있는 B(40)씨는 "격리국 지정 소식에 한국행 비행기표를 취소한 교민들이 부지기수"라며 "다시 비행편을 알아보고 있지만 예약 수요가 많아 계획된 날짜에 입국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북부 지역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C(58) 법인장도 "2주 만에 번복될 것을 알았으면, 다음 주 예정된 추가투자 실사 스케줄을 취소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추가 발생한 비용은 누가 보상해 줄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사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보건당국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장은숙 하노이한인회 회장은 "합당하지 않은 이유로 베트남을 격리국으로 지정해 교민들의 상심이 매우 컸다"며 "한국 보건당국은 양국 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결정과 관련해 보다 신중한 검토를 진행한 뒤 사안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여곡절 끝에 하늘길이 열리면서 양국 간의 불편한 기류는 걷힐 전망이다. 앞서 베트남 정부는 지난 15일부터 한국에서 오는 모든 인원에 대해 무비자ㆍ무격리 정책을 시행 중이다. 박노완 주베트남 한국 대사는 "이번 보건당국의 결정을 대단히 환영한다"며 "특히 하늘길 정상화는 올해 수교 30주년을 맞이한 양국 관계 강화와 인적 교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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