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HYBE)가 산하 레이블 쏘스뮤직과 협력해 론칭하는 첫 걸그룹인 르세라핌이 오는 5월 데뷔를 앞두고 연일 K팝 신을 뜨겁게 달구는 중이다. 앞서 방탄소년단을 탄생시킨 방시혁 의장과 김성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까지 르세라핌의 데뷔를 위해 총출동하며 그야말로 K팝계 '황금 수저'를 문 대형 걸그룹의 탄생이 예고된 상황이다.
지난해 여자친구가 해체된 이후 소속 아티스트가 전무하던 쏘스뮤직은 르세라핌 론칭으로 숨통을 틔울 전망이다. 이미 치열한 경쟁 중인 4세대 아이돌 시장의 후발주자로 나서게 됐지만 우려보단 기대가 앞선다. 앞서 그룹 아이즈원 활동으로 국내외 팬덤을 쌓은 미야와키 사쿠라·김채원을 비롯해 엠넷 '걸스플래닛999' 출신 허윤진 등을 멤버로 품으며 데뷔 전부터 탄탄한 팬덤을 확보한 덕분이다.
여기에 방시혁 의장이 데뷔 앨범의 총괄 프로듀서로, 김성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제작팀으로 합류했다는 소식은 르세라핌의 데뷔를 향한 기대를 더욱 고조시켰다. 산하 레이블인 쏘스뮤직 소속이긴 하지만, 하이브와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만큼 '하이브 최초 제작' 걸그룹이라는 타이틀도 이들의 행보에 스포트라이트를 더한다.
일찌감치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등을 글로벌 음악 시장 '대세' 반열에 올린 만큼 첫 제작 걸그룹에 쏟아부을 노하우는 상당할 전망이다. 데뷔 전부터 확보한 멤버들의 높은 인지도와 탄탄한 팬덤, 하이브의 제작 능력이 더해진 상황에서 르세라핌의 핑크빛 미래는 당연한 수순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쏘스뮤직 소속 아티스트의 공백을 메우게 될 르세라핌의 완벽한 성공을 위해선 한 가지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는 듯 하다. 전 소속 아티스트였던 여자친구의 갑작스러운 해체 과정 속 쏘스뮤직이 K팝 팬들에게 남긴 실망감이다.
지난 2019년 쏘스뮤직이 하이브로 인수합병 되면서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가 됐던 여자친구는 2년 후 돌연 해체를 발표해 K팝 시장에 큰 충격을 전했다. 당시 가장 큰 논란이 됐던 건 해체 4일을 앞두고 전해진 일방적 해체 공지였다. 쏘스뮤직 대표 아티스트로 6년의 활동을 이어왔지만 해체 과정 속 소속사가 보인 태도는 팬들에게도, 가수에게도 배려 없는 모습이었다는 지적 속 비판이 이어졌다. 이후 여자친구 멤버들 역시 해체를 원치 않았다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전하며 쏘스뮤직이 보인 태도에 대한 팬들의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물론 여자친구의 해체에 얽힌 속사정이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만큼 해체 결정에 대한 비판을 하긴 어렵다. 하지만 6년간 몸 담아온 소속 아티스트와의 결별에서 보인 쏘스뮤직의 대응 방식은 분명 큰 아쉬움을 남겼다. 이 가운데 쏘스뮤직이 새 걸그룹인 르세라핌을 품고 돌아온다. 이미 여자친구 사태를 통해 쏘스뮤직(그리고 하이브)의 아티스트 관리 프로세스에 대한 실망감을 안았던 팬들이 르세라핌의 출발과 미래에 대한 장미빛 그림만을 그릴 수 있을까. 르세라핌의 데뷔와 성공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한 번 실망했던 팬들의 마음을 충분히 보듬고 나아갈 방법을 모색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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