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 아이가 7kg... 딸 굶겨 숨지게 한 친모·계부 구속기소

"살인 미필적 고의…아동학대 살해 혐의 적용"

아동학대. 게티이미지뱅크

두 살 딸을 굶겨 숨지게 한 친모와 계부가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울산지검 여성·강력범죄전담부(부장 원형문)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친모 A(21)씨와 계부 B(28)씨를 구속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생후 31개월 딸을 유기해 영양실조 등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7개월 아들에게도 같은 기간 영양실조 등 상해를 가하고 신체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음식물을 계속 주지 않으면 자녀가 숨질 수 있다는 걸 인식하고서도 방치해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3일 오후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소방당국은 A씨 딸에게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처치를 하며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 당시 딸의 몸에 별다른 외상은 없었으나, 몸무게가 생후 5개월 평균 수준인 7kg 정도에 불과했다. 17개월 된 남동생의 몸무게 역시 100일 된 아이와 비슷한 6kg 정도에 불과한 상태로 발견돼 관련 기관에 인계됐다.

검찰은 울산 남구청과 아동보호전문기관,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자문위원 등과 함께 남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과 지속적인 양육·보호 방안을 논의 중이다.

울산=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