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광주광역시 공기업인 광주환경공단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공석인 이사장 선임을 위한 재공모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임명권자인 이용섭 광주시장이 또다시 낙점을 미루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이 시장은 지난달 21일 1차 공모 당시 "역대 이사장 후보자 중 가장 출중하다"는 내부 평가 속에 추천된 이사장 후보(2명)에 대해 "적격자가 없다"며 퇴짜를 놓아 뒷말이 적지 않았다. 실제 일각에선 "이 시장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이 후순위 후보자로 추천되자 이사장 공모를 원점으로 돌린 것 아니냐"는 얘기가 돌았다.
광주환경공단 노동조합과 노동이사가 재공모 와중인 25일 성명을 내어 "이 시장은 광주시 산하 공공기관장 임명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임명 권한을 오용하지 말라"고 견제구를 날린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도 그럴 게 광주환경공단 임원추천위원회가 이사장 재공모 마감 결과, 지원자 2명에 대한 서류 심사를 당초 24일로 잡았다가 돌연 31일로 미룬 터였다. 노조는 서류 심사 연기에 무슨 꼼수가 숨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노조는 "광주시 전직 고위 공무원(2급) 2명이 응모했는데, 지금까지 3급(부이사관) 출신이 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돼 왔던 관례로 볼 때 공직 경험과 능력을 겸비한 2급 출신의 지원자들을 이 시장이 적임자가 아니라고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적격자가 없다고 할 수 있느냐"고 이 시장을 압박한 셈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공단은 이사장과 직원들에 대한 전례 없는 경찰 수사와 내부 고발 등으로 직원들 간 갈등이 깊어지고 소통이 단절돼 새로운 이사장의 임명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이 시장은 하루 속히 공단 경영이 정상화할 수 있도록 이번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이른 시일 내에 이사장을 선임해 달라"고 촉구했다.
공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임원추천위원(7명) 중 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는 등 서류 심사를 위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심사 일정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며 "이 과정에 꼼수가 있는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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