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교시 홈피 마비로 국어 문제지 게재 안 돼
재택응시자, 학력 수준 가늠해볼 기회 잃어
24일 전국 고등학생이 일제히 치른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 재택 응시 시스템이 접속량 폭주로 약 2시간 동안 마비되며 시험이 차질을 빚었다. 새 학기 시작 이후 코로나19 학생 확진자 급증으로 재택 응시자가 늘어날 것이 뻔한데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교육 당국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전국연합학력평가 온라인 시스템' 홈페이지가 먹통이 됐다. 시교육청은 코로나19 확진이나 격리 등으로 등교하지 못한 학생들은 매 교시 시험 시작과 동시에 이 홈페이지에서 시험지를 내려받아 재택 응시를 하도록 했는데, 오전 8시 40분부터 시작되는 국어 영역 시간에 홈페이지가 마비된 것이다. 시교육청이 급히 조치에 나서 2교시 수학 영역부터는 문제지가 게재됐으나 1교시 국어 시험을 정상적으로 치르지 못한 수험생들이 피해를 봤다.
95만 명가량의 고 1∼3학년이 같은 날 3월 학평을 치르는 건 코로나19 유행 이후 처음인데도 시교육청은 재택 응시자들에 대비한 서버 확충 등에 소홀해 혼란을 자초했다. 2020년엔 온라인으로 문제지를 제공하는 것으로 대체했고 지난해는 학년별로 응시 날짜를 분산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온라인시스템 동시접속자가 폭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학평 온라인시스템에는 학생 뿐 아니라 유관기관 이용자들도 많이 이용해 다운로드 수를 재택응시자 수로 이해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재택 응시자 수조차 모른다는 얘기다.
물론 학평은 한 해 7차례 치러지고, 재택 응시자의 경우 성적처리가 되지 않고, 성적표도 제공되지 않는다. 아주 직접적인 불이익이나 피해는 없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학평 대부분은 고3학생만 치르고 1~3학년 모두 치르는 것은 3월 딱 한 번뿐이라, 3월 학평은 전체 고교생들이 자신들의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로 꼽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고교 3학년생에겐 통합형 수능 2년 차인 지금 본인 성적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고 수험생 관심도가 높은 시험"이라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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