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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가 할머니 이불로 덮고 마구 폭행, 쇄골·갈비뼈 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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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가 할머니 이불로 덮고 마구 폭행, 쇄골·갈비뼈 골절"

입력
2022.03.23 07:05
수정
2022.03.2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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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시설 직원의 할머니 폭행 글 온라인 확산
손자 "할머니가 음료수 거부·저항하자 직원 돌변"
얼굴·어깨·팔·손 등 온몸에 '멍' ... 6주 진단
직원 "폭행 없었다, 이불로 감싸 제지" 거짓말
할머니가 아들에 전화해 구조돼
누리꾼 "가해자 신상공개·무기징역을" 공분

요양원에서 폭행당해 자줏빛으로 멍든 할머니의 얼굴.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요양원에서 폭행당해 자줏빛으로 멍든 할머니의 얼굴.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거동이 불편해 요양원에 입소한 80대 할머니가 쇄골과 갈비뼈 여러 개가 부러질 정도로 직원에게 폭행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얼굴 손 어깨 등 곳곳이 자줏빛으로 멍든 피해 할머니 사진을 본 누리꾼들도 "인간이 할 짓이 아니다", "신상 공개하라"며 공분했다.

누리꾼 A씨는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가족 면회가 제한된 최근 요양원 내에서 저희 할머니가 요양보호사에게 가혹행위와 폭행을 당했다"며 "할머니는 얼굴과 어깨, 팔, 손에 멍이 들었을 뿐만 아니라, 좌우 쇄골이 골절돼 (전치) 6주 이상 진단이 나와 수술이 필요하고, 양측 갈비뼈 8개도 골절됐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몸무게 40㎏에 86세인 할머니는 3년 전 대퇴부골절로 인공관절 수술 이후 보행이 불가능해 2019년 11월 경기 이천의 요양원에 입소했다. 그는 "대·소변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해결할 수 없을 정도라 누워만 있지만, 평소 휴대전화로 자녀와 먹고 싶은 음식과 불편한 점을 이야기할 만큼 인지 능력은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의 폭행은 5일 오전 9시쯤 할머니가 직접 A씨의 작은 아버지 B씨에게 전화해 숨 쉬기도 어려운 듯한 목소리로 "요양원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 팀장이 때려서 죽겠다"고 말하며 드러났다. B씨는 요양원에 전화해 폭행 여부 확인을 요청했고, "팀장이 때린 것이 아니라 (할머니가) 설사를 해서 이온음료를 갖다줬는데, '설사도 안 하는데 이온음료를 왜 먹느냐'고 욕을 하며 옆에 있던 효자손을 휘둘렀다. 요양보호사가 얼굴에 맞아 어르신을 가라앉히기 위해 완력은 쓰지 않고 보드라운 이불로 감싸서 제지해 진정시켰다"는 답변을 받았다.


"음료수 안 먹는다고... 무릎으로 어깨 내리찍어"

요양원에서 폭행당한 할머니의 손이 멍들어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요양원에서 폭행당한 할머니의 손이 멍들어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러나 B씨가 다음 날(6일) 요양원을 찾아 확인한 할머니의 상태는 끔찍했다. A씨는 "할머니는 얼굴, 어깨, 팔, 손에 보랏빛 멍이 든 건 물론 양팔을 못 들고 가슴통증을 호소하며 고통스러워했다"며 "폭행한 팀장은 옆에서 '할머니가 효자손을 휘둘러 위협을 느꼈고 효자손을 빼앗는 과정에서 얼굴을 쳤다'며 죄송하다는 답변만 되풀이 했다"고 전했다.

할머니는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CT 및 X선 검사 결과, 폭행으로 인한 양측 쇄골 골절(6주 이상 치료 필요)과 좌우 갈비뼈 8개 골절 등을 진단받았다. "때리지 않았다", "보드라운 이불로 감싸 제지했다"는 요양원 측 해명과는 전혀 달랐다. 글에는 병원이 발급한 진단서도 첨부됐다. 그런데도 할머니는 기저질환 때문에 당장 수술이 어려워, 입원해서 통증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가족들은 할머니를 폭행한 요양보호사 팀장을 폭행치상 및 가혹행위로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아버지가 전후 사정을 여쭤보니 할머니가 '음료수를 먹기 싫다고 의사 표현을 분명히 했는데도 요양보호사가 강제로 마시라고 해 다가오지 못하게 효자손을 휘두르며 욕을 했더니, 효자손을 빼앗으며 주먹으로 얼굴을 두 번 때렸고, 움직이지 못하게 어깨를 무릎으로 내리찍어 눌렀다'고 한다"고 썼다.

이어 "할머니가 서럽고 어깨가 아파 자식 이름을 부르며 비명을 지르자, 요양보호사는 방문을 걸어 잠그고, 이불로 할머니를 덮어 씌운 채 주먹과 발로 손, 어깨, 가슴을 수도 없이 때렸고, 이불을 치운 후에도 수차례 발로 가슴을 차 숨도 못 쉴 정도로 아팠다'고 말씀하셨다"며 "폭행한 요양보호사가 나간 이후에 작은아버지 B씨에게 전화했다"고 주장했다. 또, "요양보호사가 음료수를 먹이려 한 명분이었던 설사 관련 내용은 2월 16일 이후 간호일지에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요양원 다른 직원 아무도 신고 안해"

요양원에서 폭행당한 할머니가 발급받은 진단서에 '폭행으로 인한 쇄골 골절' 내용이 적혀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요양원에서 폭행당한 할머니가 발급받은 진단서에 '폭행으로 인한 쇄골 골절' 내용이 적혀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요양원 측은 "폭행이 토요일(5일) 발생해 보고받지 못했고, 보호자들이 일요일(6일) 방문해 할머니 상태를 확인하겠다고 하니 그때서야 직원들이 보고했다"며 "미흡한 조치에 매우 죄송하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추후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A씨는 "폭행 후 이틀 동안 가해자인 요양보호사를 할머니와 분리하지 않아 불안과 두려움에 떨게 했고, 의료인과 노인복지시설 종사자(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등)는 노인학대 신고의무자인데도 요양원 내 근무하는 다른 직원들은 어느 누구도 신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할머니는 의사 표현이 가능해 폭행당한 날 가족에게 알렸지만, 인지 능력이 떨어지거나 의사 표현을 못하는 분들은 폭행과 가혹행위, 학대를 당하지 않도록 정부와 관계 기관의 세심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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