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호 이어 소집된 백승호도 확진…확대 여부 촉각
전력 타격 불가피하지만 에이스 손흥민·김민재 건재
"모두 조심하지만 분위기엔 영향 없다…꼭 이길 것"
이란전 11년 만에 승리 땐 '조 1위'로 가능성 높아져
11년 만의 이란전 승리를 위해 칼을 갈고 있는 벤투호에 비상이 걸렸다. 나상호(서울) 등 앞서 선발했던 선수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합류가 무산된 데 이어 전날 소집됐던 백승호(전북)도 코로나19로 귀가하게 된 것이다. 선수단에서 무더기 이탈자가 생기면서 파울루 벤투 감독은 플랜B를 고려하게 됐다. 다행스러운 것은 대표팀의 공·수 에이스 손흥민(토트넘)과 김민재(페네르바체)가 어느 때보다 좋은 모습으로 합류한다는 점이다.
대한축구협회는 "미드필더 백승호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소집 해제됐다"고 22일 밝혔다. 대표팀은 소집 첫날인 21일 경기도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모인 15명의 선수를 대상으로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백승호 혼자 양성이 나왔고 이어진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백승호는 소집 첫날 다른 동료들과 섞이지 않고 따로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일 K리그1 경기 풀타임의 여파로 실내 회복 훈련에 전념한 것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백승호가 별도로 훈련했기 때문에 팀 내 코로나19가 확산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크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백승호를 대신해 원두재(울산)를 소집시켰다.
코로나19로 인한 대체 발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나상호, 정우영(프라이부르크), 김진규(전북)가 대표팀에 선발됐으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합류가 무산됐다. 결국 이들을 대신해 조영욱(서울), 남태희(알두하일), 고승범(김천)이 합류했다. 벤투호의 주전이었던 백업 미드필더 이동경(샬케04), 측면 수비수 이용(전북)과 홍철(대구) 등은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특히 벤투호의 황태자 황인범(FC 루빈 카잔)의 공백은 뼈아프다. 그는 중원에서 볼 공급 역할을 톡톡히 하며 벤투 축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지만 부상을 당했다. 그의 공백을 백승호나 김진규가 채워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둘 모두 코로나19로 제외되면서 대안을 짜내야 한다.
이런 가운데 건재한 모습으로 귀국한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과 김민재는 벤투호를 든든하게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소집을 앞두고 열린 최근 경기에서 각각 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손흥민은 웨스트햄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는 등 3골에 관여했다. 김민재도 터키 쉬페르리그 콘야스포르와의 경기에서 자신의 유럽 무대 데뷔골을 터뜨리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K리그1 시즌 초반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조규성(김천)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듀오 플레이를 언급하며 "제가 연계를 잘하면 (손흥민이) 침투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올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대표팀에서 확진자가 나와 모두 조심하고 있지만, 대표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본선 진출에 성공했지만 감독님과 선수들 모두 조 1위를 원한다. 2경기 모두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란도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었다는 건 우리로선 호재다. 유럽에서 활약 중인 핵심 공격수이자 이란 공격의 핵심인 메흐디 타레미(포르투)와 알리레자 자한바크시(페예노르트)가 코로나19 확진으로 오지 못한 것이다. 권창훈(김천)은 "(2명이 빠졌다고) 한국이 이란을 대하는 방식, 준비하는 자세는 바뀌지 않는다. 모든 선수들이 합류하면 팀 미팅을 통해서 감독님이 추구하는 경기를 준비,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란전에서 승리할 경우 한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 1위에 가까워진다. 한국이 이란을 마지막으로 잡은 건 2011년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1-0)이다. 이후 11년 동안 승리 없이 7경기 3무4패를 기록 중이다. 이란전은 2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대표팀은 전원 합류 직후 코로나19 검사를 다시 실시하는 등 확산 방지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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