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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사태 이어 휘발윳값 넘보는 경윳값까지… 디젤차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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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사태 이어 휘발윳값 넘보는 경윳값까지… 디젤차 수난시대

입력
2022.03.23 04:30
수정
2022.03.23 15:2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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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윳값 다 따라잡은 경유
서울에선 L당 2000원 넘어
화물운송업계 "생계 위협 받는다"며 대책마련 촉구

22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서 경유가 리터당 2,490원에 판매되고 있다. 뉴스1

22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서 경유가 리터당 2,490원에 판매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중국발 요소수 사태에 가슴 졸였던 디젤차량 운전자들이 올 들어선 급등세인 경유 가격으로 또다시 애를 태우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파생된 고유가 속에 경유와 휘발유 가격이 대등한 수준에서 형성되자, 화물운송업계에선 “기름값 폭등으로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실제 휘발유에 비해 저렴하게 유통됐던 경유 가격은 최근 들어 휘발윳값과 유사한 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2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리터(L)당 1,917.82원으로, 휘발유(2002.12원) 가격과 84.3원 차이를 보였다. 서울 평균 가격은 L당 2,005원이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1일 휘발유에 비해 L당 181.37원 저렴했던 경유가 무려 100원 가까이 따라잡은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편에선 조만간 경윳값이 휘발윳값을 넘어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시각물_올해 국내 기름값 추이

시각물_올해 국내 기름값 추이


유럽발 경유 수급 차질에 세계가 신음

경유 가격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큰 이유로는 디젤차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유럽 내 경유 수급 차질이 가장 먼저 꼽힌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유럽 내 차량 이동이 감소하자, 정유회사들도 경유 생산을 줄이면서 재고량도 떨어졌다"며 "이 가운데 터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급 상황이 더 나빠졌고 가격도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산 경유에 최대 절반 가까이 의존했던 유럽에서부터 경유 확보가 어려워지다 보니, 전 세계 경유 가격이 뛰었단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1월 12일부터 시행된 유류세 20% 조치도 상대적으로 경유 가격 하락폭을 낮췄단 분석도 나온다. 유류세 인하 조치를 시행하면서 세금 할인 폭이 큰 휘발유 가격 인하 효과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이다. 실제 정부가 지난해 11월 20%의 유류세 인하 조치를 단행한 후 휘발유는 L당 164원, 경유는 116원 내렸다. 경유 인하 폭은 휘발유보다 약 50원 적었다.

21일 서울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에 대기 중인 화물차. 뉴스1

21일 서울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에 대기 중인 화물차. 뉴스1


화물업계 "운송료 30% 이상이 기름값으로 나간다"

최근까지 국내 기름값이 뛰자, 석유업계에선 “유류세 인하 폭을 현행 20%에서 30%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에서도 이런 방안을 검토 중인데, 이 경우 지난 2008년 오일쇼크 여파로 불거졌던 경유와 휘발유 가격 역전 현상이 재현되면서 더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단 시각도 나온다.

경유 가격의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디젤차량 운전자들 중 운송이나 화물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의 피해도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엔 중국발 요소수 사태로 애를 먹었는데, 연초부터 경유 가격 상승으로 부담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이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운송료의 30% 이상이 유류비로 나가면서 화물노동자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며 “당장 손실을 메울 수 있는 대책을 내지 않으면 피해가 어디로 향할지 모른다”고 하소연했다.

다시 뛰는 국제유가…보름 뒤 국내에 반영

국제유가를 2~3주 뒤 반영하는 국내 기름값은 일단 숨 고르기 국면이지만, 다음 달 중순쯤 또 한번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 3월 중순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일시적으로 안정세에 들어갔던 국제유가가 최근 또다시 뛰기 시작하면서다.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거래를 마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날 전장보다 7% 급등한 배럴당 112.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가격도 7% 오른 115.62달러로 마감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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