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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뜨겁다.. 화랑미술제 판매액 2배 훌쩍

입력
2022.03.21 13:58
수정
2022.03.21 14:07
2면
0 0

2022 화랑미술제 매출액 177억원... 작년의 2.4배
큰손 MZ세대의 등장... 3조원 시장 열리나

'2022 화랑미술제'가 열린 서울 강남구 세텍 전시장 전경. 한국화랑협회 제공

'2022 화랑미술제'가 열린 서울 강남구 세텍 전시장 전경. 한국화랑협회 제공

올해는 더 뜨겁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미술장터(아트페어) 화랑미술제에서 작년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 판매 실적이 나왔다.

21일 한국화랑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닷새간 서울 강남구 세텍(SETEC)에서 열린 '2022 화랑미술제' 판매액이 약 177억 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72억 원의 2.4배 수준이다. 관람객 역시 약 5만3,000명이 몰려 기존 최다였던 지난해 4만8,000명보다 약 5,000명 늘었다.

이는 별도 티켓 판매 없이 각 화랑이 초청한 VIP를 대상으로 진행한 16일 프리뷰에서부터 충분히 예상된 일이다. 이날 입장 시간인 오후 3시 무렵에는 대기줄이 행사장 옆 건물을 한 바퀴 돌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마치 백화점 명품 매장의 '오픈런'을 방불케 했다. "명색이 VIP 프리뷰인데 도떼기 시장 같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


VIP 대상 프리뷰가 열린 16일 입장을 기다리는 긴 줄이 행사장 옆 건물을 둘러쌌다. 권영은 기자

VIP 대상 프리뷰가 열린 16일 입장을 기다리는 긴 줄이 행사장 옆 건물을 둘러쌌다. 권영은 기자

이날만 3,850명이 방문해 45억 원어치 미술품을 사갔다. 구매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이거 주세요." 한 갤러리 부스에 들어선 젊은 남녀는 주저없이 손가락으로 한 작품을 가리키더니 그 자리에서 포장해갔다. "가격 흥정을 하지 않고 작품이 마음에 들면 바로 카드로 사는 게 MZ세대의 특징"이라는 게 화랑 관계자의 귀띔이다. "더 보고 오자." "보고 오면 이거 없어." 컬렉터들의 옥신각신도 여기저기서 들렸다. 한 갤러리 관계자는 "젊은 컬렉터들은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바로바로 사더라"며 "지체하면 바로 다 팔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부분 갤러리 부스에는 작품 판매를 알리는 빨간 스티커가 붙어 있었고, 팔린 작품을 뗀 자리에 새 작품을 내다 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16일 '2022 화랑미술제'가 열린 세텍(SETEC) 전시장이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2022 화랑미술제'가 열린 세텍(SETEC) 전시장이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유례없는 미술시장 호황은 MZ세대가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은 "전통적 컬렉터 층은 50, 60대인데 최근 MZ세대가 늘면서 자연스레 물갈이가 되는 분위기"라며 "MZ세대가 처음 시장에 출현한 작년보다 10배는 늘어난 것으로 체감한다"고 했다. 그 이유로는 '이건희 컬렉션'의 영향을 꼽았다. 5억 원에 구매한 작품이 500억 원으로 뛴 것이 수두룩한 걸 보면서 미술품 수집이 명예도 얻고, 돈도 되는 수단으로 인식된 것이다. 부동산 값 폭등과 해외여행이 막힌 팬데믹 상황 역시 젊은 층을 미술시장으로 끌어모은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오는 5월 아트부산, 9월 세계 3대 아트페어인 영국 프리즈와 공동 개최되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 등 굵직한 아트페어를 앞둔 가운데 시장은 한껏 들떠 있다. 올해 3조 원대 시장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지난해 국내 미술시장 규모를 9,223억 원으로 추산한 데서 3배 성장을 전제한 것이다. 한편에선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황 회장은 "매출액 177억 원으로 난리인데 작품 한 점에 몇 천억 원을 호가하는 해외에서 보면 웃을 일"이라며 "미술품을 돈으로만 가치 매기고, 시장에서 이상한 바람을 잡는 화랑들도 보이지만 이것도 차곡차곡 세계 미술 시장의 중심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내다봤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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