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당시 속도 9km, 아기 앉은키 안 보여"
"아이 혼자 있는 것 예견 어려운 이례적 상황"
빌라 주차장 바닥에 혼자 있던 생후 12개월 아기를 치어 숨지게 한 20대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수원지법 형사12단독 노한동 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A(26)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 7일 오후 6시 25분쯤 승용차를 몰고 경기 수원시 팔달구 자신의 거주지 빌라 지상주차장으로 진입하면서 혼자 앉아 있던 B(당시 1세)군을 차량 앞 범퍼로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군은 엄마가 5m 거리에 떨어진 쓰레기통으로 이동한 사이 사고를 당했다.
노 판사는 “피고인 차량의 주차장 진입 속도는 시속 9㎞로 사고가 난 주차장의 상황과 구조를 고려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위험이나 장해를 초래할 개연성이 높은 정도는 아니다”라며 “운전자 입장에서 주차장 진입 시 아무도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으므로 (주차장으로) 깊숙이 들어가기 위해 시속 15㎞(사고 직전 속도)로 가속한 게 잘못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만 1세 미만 영유아가 차량이 오가는 곳에 혼자 앉아 있는 것은 차량 운전자가 통상 예견하기 어려운 이례적 상황”이라며 “사고 당시 피해자의 앉은 키가 49.86㎝(생후 12∼18개월 남자의 평균 앉은 키 49.856㎝)에 불과해 피고인이 전방주시를 게을리 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