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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 감염자 감당 못한다”... 中 ‘칭링’(제로 코로나) 고집한 이유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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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 감염자 감당 못한다”... 中 ‘칭링’(제로 코로나) 고집한 이유 고백

입력
2022.03.16 18: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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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영 매체 "中 의료 체계 입원 감당 못해"
당국, 중증환자만 입원...의료 붕괴 대비

14일 중국 동부 산둥성 옌타이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옌타이=AP 연합뉴스

14일 중국 동부 산둥성 옌타이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옌타이=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도시 곳곳을 봉쇄하는 중국이 "수천만 명의 환자를 감당할 의료서비스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칭링'(淸零)으로 불리는 강력한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의 우수성을 과시온 데 반해 최근 확진자가 다시 폭증하자, 다른 국가들처럼 '위드 코로나'(일상회복)의 길을 갈 수 없는 속내를 고백한 것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6일 '중국의 방역은 여전히 드러누울 수 없다'는 제목의 사설을 내고 "중국의 전염병 통제가 다시 엄중하고 복잡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에 실시해온 적극적인 통제 노력은 오미크론 변종 바이러스 확산세에서도 여전히 효과적이라는 점을 증명했다"며 "전염병 예방과 통제의 끈을 지금 더욱 강화하지 않으면, 이전의 모든 노력은 허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서방 언론은 중국의 칭링에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고, 국내 일부 네티즌도 이 주장에 영향을 받아 제로 코로나를 포기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언급했다. 이어 "하지만 그들은 칭링을 내려놓는 대가로 치러야 하는 막대한 목숨에 대해선 말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인과 중국의 의료 체계는 수천만 명 이상의 감염자를 감당할 수 없고, (칭링을 포기할 경우) 정상적인 경제·사회 생활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위드 코로나'를 선택한 주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열악한 중국의 의료 시스템을 거론한 것이다.

실제 이번 코로나19 확산세를 이끌고 있는 인구 2,400만 명의 지린성은 의료 인력·물자 부족으로 통제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린성은 동북 3성 중 하나로 조선족 동포 밀집지역이며, 남한 면적의 2배에 가깝다. 성내 2만2,000여 개 병상을 갖춘 임시격리병원을 설치했지만, 이 달에만 1만3,000여 명의 확진자가 나온 상황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또 다른 관영 매체인 차이나데일리 역시 "지나치게 빠른 개방은 대규모 입원과 긴장된 의료 시스템에 대한 충격을 줄 것"이라며 칭링 유지에 힘을 실었다. 장원홍 상하이 푸단대학교 화산병원 감염병과장은 "(칭링 해제가) 백신에 대한 두려움으로 접종하지 않는 사람들과 노인들에게 미칠 파장은 상상도 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실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의료시스템 붕괴 가능성에 대비한 '코로나19 진료방안 수정안'을 15일 발표했다. 이전까지는 신규 확진자를 무조건 입원시켜 격리 치료해왔지만, 앞으로 무증상 감염자와 경증 환자의 경우 병원 대신 시설에 격리시킨다는 내용이다. 코로나19 재확산을 이끌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의 낮은 치사율 등을 감안해 개별 치료에 집중하기보다 '의료시스템 유지'가 우선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아울러 위생위는 코로나19 감염자 조기 발견을 위해 핵산(PCR) 검사와 항원검사를 병행하기로 했다. 또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인 ‘팍스로비드’ 등을 사용하는 동시에 중의학 차원의 비약물 요법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지난 14일 5,154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 ‘우한 폐렴’으로 불리던 2020년 2월 12일(1만5,152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루 만인 15일 신규 확진자 수는 3,290명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지린성(1,456명)을 중심으로 한 재확산 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지린성의 성도인 장춘시는 11일 봉쇄됐으며, 중국 4대 도시 중 하나로 인구 1,750만 명의 광둥성 선전시도 14일부터 일주일간의 봉쇄에 돌입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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