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상장사가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들어간 가운데 이번 주총을 계기로 한화와 효성 내 주요 계열사의 그룹 내 경영 승계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일각에선 총수일가의 이사 선임 과정에서의 특혜성 보수를 경계해야 한단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는 이달 29일 열릴 정기주주총회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39) 한화솔루션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제출했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한화 지분 4.44%(보통주 기준)를 보유한 김 사장은 ㈜한화 이사회 일원으로서, 김 회장(22.6%)과 함께 한화그룹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사장은 2020년부터 ㈜한화의 전략부문장을 맡아 우주항공, 방위산업 등 한화그룹의 미래 사업을 이끌어 왔다. 2020년 3월 한화솔루션 사내이사가 된 그는 그해 10월 대표이사에 올랐고, 지난해 3월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한화는 김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계기로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미래사업의 전략 수립과 이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효성그룹도 조석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준(54) 회장과 삼남 조현상(51) 부회장 등 총수 일가의 승계 이슈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주총에서 효성은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공시했고,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는 각각 조 회장, 조 부회장의 신규 선임 안건을 공시했다.
17일로 예정된 주총에서 효성티앤씨는 전년(1주당 5,000원) 대비 10배 불어난 1주당 5만 원 규모의 현금배당안을 확정할 계획으로, 배당금 총액은 2,157억8,450만 원에 달한다. 지난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던 효성첨단소재도 같은 날 주총에서 1주당 1만 원, 배당금 총액 446억8,022만 원 규모의 현금배당안을 논의한다. (주)효성도 18일 열릴 주총에서 1주당 6,500원을 현금 배당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조현준 회장은 효성티앤씨 63만1,617주를, 조현상 회장은 효성첨단소재 54만6,895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들에겐 양사 배당으로 세전 기준 각각 315억8,085만 원, 54억6,895만 원씩 주어진다. 재계 일각에선 이번 배당금이 경영 승계를 위한 자금 확보 차원이란 해석도 나오지만, 그룹 관계자는 “지나치게 앞서간 해석”이란 반응이다.
시민단체에선 총수일가 보수한도 증액을 두고 특혜성이란 지적도 내놨다. 경제개혁연대는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 ㈜효성 3개사 모두 올해 이사 보수 한도를 크게 증액해 공시했다”면서 ”3개사가 일제히 이사보수 한도를 2배로 올려 상정한 것은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회장의 임원 선임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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