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움직이면 ‘빙글빙글’…이석증, 폐경기 여성에게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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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움직이면 ‘빙글빙글’…이석증, 폐경기 여성에게 많아

입력
2022.03.1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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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이석증은 대부분 자연적으로 치유되지만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앉았다가 뒤로 눕거나, 누워서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돌아누울 때 천장이나 벽이 빙글빙글 도는 것처럼 극심한 어지럼증을 느낀다. 어지럼증은 1분 이내에 멈추지만, 머리를 다시 움직이거나 자세를 바꾸면 증상이 반복된다. 너무 어지러워 메슥거리고 토하거나 식은땀이 난다.”

이석증(耳石症)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석증은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원인의 30~40%를 차지할 정도다. 이석증 환자는 2016년 33만6,765명에서 2020년 41만1,676명으로 최근 5년 새 22%나 증가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머리 움직일 때마다 어지러우면 ‘이석증’

이석증은 귓속에서 평형을 유지해주는 돌이 제자리를 벗어나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발병한다. 보통 며칠 안에 증상이 저절로 사라지지만, 고령층은 어지럼증 때문에 낙상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재발이 잦아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메니에르병은 청력 손실과 이명(耳鳴)까지 동반한다.

이석증 환자의 70%(28만9,661명, 2020년 기준)는 여성이다. 이 중에서도 절반가량이 50~60대 여성이다. 변재용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성이 남성보다 칼슘 대사에 취약한 탓으로 추측된다”고 했다. 변 교수는 “폐경기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인해 칼슘대사 이상이 생길 수 있다”며 “이런 이유 등으로 이석증은 중년 여성 환자가 많은 편”이라고 했다

이석증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 하지만 이석증은 2~4주 정도 지나면 대부분 저절로 사라지므로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어지럼증이 너무 심하거나 잦다면 낙상 등 안전사고가 생길 가능성이 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이석증은 비디오 안진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비디오 안진 검사는 환자를 다양한 자세로 눕힌 후 눈의 움직임(안진)을 관찰하는 방법으로 진단하는 검사다. 후반고리관 이석증이라면 몸을 한쪽으로 돌려 누운 자세를 취할 때 눈이 위로 올라가며 심한 회전성 안진이 나타난다.

이석증 증상이 급성기이거나 어지럼증이 매우 심각하면 약물 치료와 이석치환술로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놓은 방법으로 치료한다. 이석이 들어간 반고리관 위치에 따라 빼내는 방법이 다르므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 시행해야 한다.

전은주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석증은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즉시 진단할 수 있고 진단만 정확히 된다면 물리치료(이석정복술 혹은 이석치환술)로 신속히 치료할 수 있는 만큼 이석증으로 인한 어지럼증이라면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석정복술은 반고리관의 내림프액 속에 흘러 다니는 이석 입자를 제 위치인 난형낭 쪽으로 되돌려놓는 방법이다. 환자의 몸과 머리를 일련의 방향과 각도로 움직여주는 치료다. 치료 시간은 15분 정도로 짧고 통증도 없지만 시술 도중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대개 2~3회 치료로 90%가량 치료된다.

이석증은 언제든지 이석이 다시 반고리관으로 나올 수 있기에 재발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고개를 심하게 돌리거나 젖히는 동작을 삼가고 △심한 진동을 일으킬 수 있는 놀이공원 기구 타기 등을 피해야 한다.

자가 치료법으로는 이석 습관화 방법을 사용한다. 우선 앉은 자세에서 고개를 한쪽으로 돌리고 천장을 보면서 한쪽으로 눕는다. 천장을 보면서 1분 정도 기다렸다가 다시 일어나고 그 반대편을 보고 다시 천장을 보면서 불순물이 가라앉을 때까지 30초에서 1분 기다린다. 그리고 다시 일어난다. 이 방법을 아침저녁으로 10회 정도 실시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메니에르병, 저음역대부터 난청

어지러운 데다 청력까지 떨어지면 메니에르병을 의심해야 한다.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가면역질환, 알레르기, 중이염 등으로 인해 달팽이관 안에 있는 내림프액 분비·흡수 기능 이상으로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석증과 달리 메니에르병에 걸리면 ‘청력 이상’이 나타난다. 달팽이관 속 깊숙이 있는 액체인 내림프액은 소리 에너지를 감지해 뇌에 신경신호를 보내는데, 여기에 이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귀가 먹먹하다가 저음역대에서 난청이 생긴다. 고음역대에서 먼저 청력이 떨어지는 노인성 난청과 구분된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청력 기능 자체가 떨어지기도 한다.

환자의 20~30%는 먼저 한쪽 귀만 청력이 떨어지다가 양쪽 귀 모두에 증상이 나타난다. 1분 이내 어지럼증이 사라지는 이석증과 달리 메니에르병은 이런 증상이 20분 이상, 길게는 12시간까지 이어진다.

머리 움직임과는 관계없이 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메니에르병의 특징이다. 이명과 구토·오심이 나타나기도 한다. 만성화되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만큼 삶의 질이 떨어진다.

메니에르병에 걸려도 사람마다 증상이 달라질 수 있다. 강우석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어지럼증이라는 동일한 증상을 느껴도 원인이 다양하고 질환마다 치료법이 달라 이비인후과를 찾아 정확히 진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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