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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학살 박진경, 70여년 만에 ‘역사의 감옥’에 가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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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학살 박진경, 70여년 만에 ‘역사의 감옥’에 가뒀다

입력
2022.03.11 15:29
수정
2022.03.1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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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단체와 제주 시민사회단체들
추도비에 단죄 의미 조형물 설치

제주4·3단체와 시민단체들이 4·3 당시 강경 진압 작전을 펼쳐 학살 주범으로 평가받는 박진경 대령 추도비에 단죄의 의미를 담은 조형물을 설치했다. 사진은 박진경 대령 추도비에 설치된 단죄 의미의 철창 조형물.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제공

제주4·3단체와 시민단체들이 4·3 당시 강경 진압 작전을 펼쳐 학살 주범으로 평가받는 박진경 대령 추도비에 단죄의 의미를 담은 조형물을 설치했다. 사진은 박진경 대령 추도비에 설치된 단죄 의미의 철창 조형물.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제공



제주4·3학살의 주범으로 평가받고 있는 박진경 대령의 추도비에 4·3단체들과 시민단체들이 단죄의 의미를 담은 조형물을 설치했다.

11일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에 따르면 단체들은 전날 오후 제주시 한울공원 인근 도로변에 위치한 박진경 대령의 추도비에 ‘역사의 감옥에 가두다’라는 제목의 감옥 형태 조형물을 설치했다.

이들 단체들은 “박진경은 왜왕에게 충성을 맹서한 일본군 소위 출신에다 미군정의 지시로 제주 4·3학살을 집행했던 자”라며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고자 추모비를 철창에 가둔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의 죄인을 추모하는 것은 그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이번 조형물 설치를 통해 박진경을 단죄하고 불의로 굴절된 역사를 청산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제주4·3단체와 시민단체들이 4·3 당시 강경 진압 작전을 펼쳐 학살 주범으로 평가받는 박진경 대령 추도비에 단죄의 의미를 담은 조형물을 설치했다. 사진은 박진경 대령 추도비에 설치된 단죄 의미의 철창 조형물.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제공

제주4·3단체와 시민단체들이 4·3 당시 강경 진압 작전을 펼쳐 학살 주범으로 평가받는 박진경 대령 추도비에 단죄의 의미를 담은 조형물을 설치했다. 사진은 박진경 대령 추도비에 설치된 단죄 의미의 철창 조형물.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제공



박진경은 1948년 5월 당시 제주에 주둔하고 있던 9연대장으로 부임한 뒤 도민에 대한 무차별 진압을 감행했으며, ‘폭동 사건을 진압하기 위해서는 제주도민 30만을 희생시키더라도 무방하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결국 부임 한 달여 만인 1948년 6월 18일 대령 진급 축하연을 마치고 숙소에서 잠을 자던 중 부하들에게 암살당했다.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는 박진경에 대해 “중산간 마을을 누비고 다니면서 불과 한 달 사이에 수천 명의 ‘포로’를 양산해낸 박진경 연대장의 작전은 주민들을 더욱 산으로 도망치게 했고, 자신은 암살당함으로써 사태 해결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더욱 악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박진경 추도비는 1952년 당시 도내 기관장 등이 관덕정 경찰국 청사 내에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제주시 충혼묘지로 옮겨졌다가 최근 제주국립호국원이 개원하면서 한울공원 인근 도로변으로 이전됐다.

이번 조형물 설치에는 제주민예총,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노동자역사한내 제주위원회, 제주다크투어, 제주통일청년회, 4·3연구소, 제주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제주여민회, 무명천진아영할머니삶터보존회, 제주참여환경연대, 서귀포시민연대, 제주문화예술공동체, 노무현재단 제주위원회, 민주노총 제주본부, 4·3기념사업위원회 등이 함께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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