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상황을 감안, 기존 자산매입프로그램을 통한 채권 매입 종료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ECB는 10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0.50%와 0.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방향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에 있어 분수령”이라며 “ECB 이사회는 우크라이나인들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유동성을 유지하는 한편, 유럽연합(EU)과 유럽 각국이 결의한 제재를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CB 이사회는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CB는 기존 자산매입프로그램을 통한 채권매입 종료 시기를 대대적으로 앞당기기로 했다. 월 200억 유로(약 27조 원) 규모로 해온 채권 매입을 4월에는 400억 유로(약 54조 원), 5월에는 300억 유로(약 40조 원)로 늘렸다가 6월에는 다시 200억 유로 규모로 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는 채권매입을 2분기에 월 400억 유로 규모로 늘렸다가, 3분기에는 월 300억 유로 규모, 4분기에는 다시 200억 유로 규모로 복귀한다는 계획이었다.
ECB는 통화정책방향에서 “3분기에 순매입 규모는 향후 지표와 전망을 반영할 것”이라며 “만약 지표가 중기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채권매입 종료 이후에도 약화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시사하면 3분기에 채권매입을 종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CB는 만약 중기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바뀌고 자금조달환경이 물가안정 목표치 2%와 부합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채권매입 시기를 조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CB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지역적 여파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을 감안, 유럽 중앙은행간 환매조건부채권 제도(EUREPㆍ유렙)를 내년 1월 15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유렙은 비유로화사용 국가 중앙은행을 위한 정기적인 유로화 유동성공급 주선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ECB는 올해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한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의 대응채권 매입 속도를 전 분기보다 낮추고, 이달 말부터는 1조8,500억유로(약 2,475조원) 한도의 대응채권 매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2024년 말까지는 원금 재투자를 지속하기로 했다. ECB는 목표물장기대출프로그램을 통한 유동성 공급도 이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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