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태평양사령부 "北 미사일 발사 증가 우려"
북한 추가 미사일 발사 가능성 대비 포석인 듯
지난 1월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군 인도ㆍ태평양사령부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무력 시위 증가와 관련, 한반도에서 감시 및 정찰 활동을 강화하고 미사일 방어망 태세를 상향하는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조만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강도 높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9일(현지시간) 주한미군을 관할하는 인도ㆍ태평양사령부는 성명에서 “미국은 한국시간 지난 5일을 포함해 최근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이러한 발사는 복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며 북한 이웃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또 “지난 7일 서해에서 IRS(정보ㆍ감시ㆍ정찰) 수집 활동 강화와 역내 우리의 탄도미사일 방어(BMD) 대비태세 상향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인도ㆍ태평양사령부가 이 같은 내용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이들이 특정한 지역인 서해는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쏠 때 이용하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을 포함하는 곳이다. 이번 지시는 지난 1월 20일 북한이 핵실험과 ICBM 시험 발사 모라토리엄(유예조치)을 사실상 해제하며 시험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때문에 미국이 북한의 대형 도발 징후를 포착했을 가능성과 함께, 북한이 섣부른 행동에 나서지 못하도록 하는 경고의 의미를 동시에 담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올해 들어 9차례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는 등 무력 시위 횟수를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을 시험발사한 뒤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시험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이런 명분을 내세워 실제로 ICBM을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잇따른다.
특히 인도ㆍ태평양사령부의 지시는 한국의 대선을 이틀 앞두고 내려졌다. 대선 전후로 북한이 미사일 시험에 나설 가능성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말보다 행동이 더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우리의 우려가 무엇이고 이에 관해 어떤 행동을 하는지 분명히 해 왔다”고 말했다. 인도ㆍ태평양사령부의 지시가 북한의 행동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라는 뜻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존 아퀼리노 인도ㆍ태평양사령관은 이날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를 앞두고 제출한 서면 자료에서 북한이 올해 우주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인공위성을 실어 나르는 장거리 로켓과 ICBM 기술은 거의 비슷해 이 언급은 북한의 ICBM 시험발사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북미 지역 방어 임무를 책임지고 있는 글렌 밴허크 미국 북부사령관도 전날 하원 군사위에 출석해 북한이 조만간 새로운 ICBM 시험발사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