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타인이라는 가능성'
낯섦과 환대에 관한 문학·철학·역사적 지적 탐사
낯선 존재를 이방인으로 구별 짓고 경계의 대상으로 삼는 혐오의 시대다. 혐오와 증오의 이면에는 고립감과 외로움이 자리 잡고 있다. 더욱이 전 세계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으로 고독감이 늘었다는 이들이 많다.
낯선 사람에 대한 공포, 즉 제노포비아는 세상의 무자비함을 떠올리면 본능적 반응에 가깝다. '오디세이아' 등 인류의 오래된 문헌에 주요 테마로 등장했을 정도다. 하지만 알지 못하는 사람과의 만남에 두려움만 있는 건 아니다. 낯선 사람과 연결되고자 하는 욕망, 즉 필로제니아 역시 인간의 의식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파트너가 세상을 떠난 뒤 낯선 이와의 만남을 통해 슬픔을 극복하는 경험을 한 저자는 이 같은 낯섦의 양면성 중 타인에 대한 환대와 이를 통해 연결되는 삶에 주목한다. 철학자이자 여행자인 저자는 문학과 철학, 인류학과 역사학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낯선 이들에게 문을 활짝 여는 방법을 살핀다. 낯섦이 표준이 된 세상에서 낯섦을 껴안음으로써 창의적 삶의 방식을 발견하고자 한 셈이다.
저자는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어쩔 수 없이 문을 걸어 잠가야 하는 지금이야말로 삶을 축소하려는 유혹에 저항하고 이방인이 가져다줄 수 있는 미래를 상기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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