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함북 풍계리 핵실험장 활동 모습 포착"
한미 당국 "대미 압박·핵실험 재개 가능성"
올해 1월 ‘모라토리엄’ 파기 가능성을 시사한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수순을 밟는 데 이어 핵실험 재개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북한 핵개발의 ‘심장’ 격인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에 새 건물을 올리고 기존 시설도 보수하는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북미의 교착 상태를 풀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에서 북한이 ICBM과 핵실험 카드로 미국을 압박하며, 고강도 도발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8일 미 민간위성업체 막서테크놀로지가 최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보도했다. 사진을 보면, 지난달 빈 공터였던 공간에 건축용 목재와 톱밥 등이 쌓여 있다. 핵시설 내 새 건물이 들어섰고, 건물 보수를 위해 목재를 적재해 둔 모습도 찍혔다. 모두 2018년 5월 핵실험장 폐쇄 조치 후 처음 목격된 활동이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7일(현지시간) 이사회에서 북한 영변 핵단지 내 5㎿ 원자로 가동 및 강선 핵단지 등의 활동 징후를 파악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런 움직임은 올초 모라토리엄 해제를 검토하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와 맞물려 심상치 않은 관측을 낳고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을 핵실험 재개가 가능한 수준으로 복원한 뒤, 핵 활동 강도를 서서히 높여 본격적인 모라토리엄 철회 수순을 밟을 여지가 있어서다. 북한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두 차례 ICBM 전용이 가능한 정찰위성 시험발사를 감행하면서 대외 긴장도를 높이고 있는데, 여기에 핵실험까지 도발 선택지에 추가되는 것이다.
물론 핵실험장 복구에 최소 수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곧장 핵실험을 재개하는 건 아니다. 그보다는 미국을 계속 압박해 협상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더 커 보인다. 핵실험 재개 시 뒤따를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비교가 안될 만큼 강도가 세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다만 북한이 ‘레드라인(금지선)’에 바짝 다가선 이상 핵실험은 언제든 살아 있는 카드다. 특히 지난해 1월 노동당 대회에서 초대형 핵탄두 생산이 전략무기 5대 과업에 포함된 점도 7차 핵실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을 향한 ‘보여주기’와 실제 핵 활동 재개, 두 시나리오가 다 유효해 한미 정보기관이 매일 정보를 공유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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