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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오일쇼크 오나?...'러 원유' 수입 금지 공포에 글로벌 증시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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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오일쇼크 오나?...'러 원유' 수입 금지 공포에 글로벌 증시 패닉

입력
2022.03.08 21: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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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원유 수입 금지 강력 제재 가능성에
나스닥 20% 하락 등 세계증시 집단 발작
저성장, 고물가 S 공포 지속 확산

7일(현지시간) 급락하는 미국 뉴욕증시. 로이터=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급락하는 미국 뉴욕증시.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원유 등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는 초강력 제재를 검토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 조치가 현실화 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넘어서 1970년대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안겼던 '오일쇼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당장 세계 증시를 이끄는 미국 주식시장이 2년 만에 약세장에 진입하는 등 주요국 증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처럼 세계 경제가 고물가 속 저성장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어,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나스닥, 약세장 진입... 치솟는 공포지수

7일(현지시간)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각각 2.37%, 2.95%씩 하락했다. 대형 기술주가 포진한 나스닥은 이날 3.62% 급락하며 낙폭이 더 컸다.

이로써 나스닥은 지난해 11월 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하면서 '약세장(베어마켓)'에 진입했다. 로이터통신은 "나스닥이 코로나19 충격이 글로벌 경제에 들이닥쳤던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약세장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월가 공포지수라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VIX)지수는 이날에만 14% 급등하며 36선을 돌파했다. 그만큼 시장이 국제 유가 고공세의 파장을 심상치 않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시장의 혼란은 곧바로 전 세계 증시로도 전이됐다. 이날 독일 DAX 지수가 2% 가까이 내리며 지난해 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했다. 코스피 역시 8일 뉴욕증시 급락분을 반영하며 1.09% 하락 마감했다. 이밖에 일본 닛케이225 지수가 1.71% 하락했고, 중국 등 중화권 증시도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냈다.


그래픽=김문중 기자

그래픽=김문중 기자


유가 폭등→경기 침체 불안 심리 자극

이날 세계증시를 패닉 상태로 몰아간 건 유가 폭등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다. 미국 등 서방국가가 러시아로부터 원유 및 천연가스 수입을 금지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가가 치솟을 거란 불안감이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을 짓누른 것이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분은 전날 130달러 선까지 치솟았다가, 이날 120달러로 소폭 내렸다. 60달러 선을 오가던 1년 전에 비해 여전히 두 배 넘게 오른 수준이다.

미국 현지 투자은행(IB) 사이에선 러시아의 석유 수출이 끊길 경우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치가 고개를 들고 있고, 러시아는 아예 300달러 이상 오를 거란 협박성 주장까지 내놓는 상태다.

유가가 실제 200달러를 넘어설 경우 세계 경제가 받는 충격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안그래도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소비 위축은 더욱 거세지고 이는 경기 둔화 내지 침체로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미 경제매체 CNBC가 주요 IB 14곳의 경제 전망치 평균을 집계한 결과, 올해 미 성장률 전망은 평균 3.2%로 지난 전망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캐시 보스트얀칙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수석연구원은 CNBC에 "증시가 단순한 인플레이션이 아닌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으로 변형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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