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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달려가는 미국… ‘원유, 전투기, 전쟁범죄’ 러 압박 3대 카드 꺼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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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달려가는 미국… ‘원유, 전투기, 전쟁범죄’ 러 압박 3대 카드 꺼낼까

입력
2022.03.07 16: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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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美 국무 이어 해리스 부통령 동유럽 방문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전쟁범죄 선포 카드 검토
폴란드 전투기 우크라이나 지원 추진...러 반발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6일 몰도바 수도 키시나우에서 마이아 산두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키시나우=UPI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6일 몰도바 수도 키시나우에서 마이아 산두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키시나우=UPI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미국 지도부가 동유럽에 집결하고 있다. 폴란드 전투기 우크라이나 제공, 러시아 석유 수입 금지, 전쟁범죄 선언 등 3대 압박 카드도 준비 중이다. 러시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나 미국은 행정부와 의회가 역할을 분담해 옥죄기 수위를 높여가는 상황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서쪽 국경과 맞닿은 몰도바를 방문했다. 하루 전 폴란드를 찾았고 8일까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해 구소련 3국도 방문할 예정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9일부터 11일까지 폴란드와 루마니아를 잇따라 찾는다. 미국 최고위급 인사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최전선 격인 동유럽 국가를 챙기며 우크라이나를 간접 지원하는 모양새다.

미국은 러시아 압박 3대 카드도 기존 보류 입장에서 사용 쪽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CNN 인터뷰 등에서 “현재 유럽 동맹과 러시아 원유 수출 금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러시아 추가 제재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고의로 민간인을 공격했다는 매우 신빙성 있는 보고서를 보고 있다”며 “이는 전쟁범죄 요건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폴란드가 미그(MiG)-29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대신 미국이 F-16 전투기를 폴란드에 지원하는 방안도 구체화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전투기 문제와 실제 지원이 이뤄질 경우 (폴란드의 군사력) 공백을 우리가 어떻게 메울지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폴란드 공군 미그-29 전투기와 F-16 전투기가 2011년 8월 폴란드 라돔에서 열린 에어쇼에서 비행하고 있다. 라돔=AP 연합뉴스

폴란드 공군 미그-29 전투기와 F-16 전투기가 2011년 8월 폴란드 라돔에서 열린 에어쇼에서 비행하고 있다. 라돔=AP 연합뉴스


세 카드 모두 러시아에는 타격이 되지만 미국과 유럽 국가들도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게다가 러시아의 강한 반발 가능성 때문에 선택이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러시아산 원유는 미국 원유 수입량의 7%에 불과하나, 유럽에선 30%로 비중이 올라간다. 러시아산 원유에 제재를 가할 경우 그렇지 않아도 고공행진 중인 전 세계 기름값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일단 미 의회부터 나서 밀어붙일 기세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이날 “하원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를 전범국가로 몰아세워 국제사회 여론 압박을 가하겠다는 계획도 실행이 쉽지만은 않다. 유엔 집계 결과 5일까지 우크라이나에서는 어린이 25명을 포함해 민간인만 364명이나 숨졌다. 국제형사재판소(ICC)도 나섰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민간인 살인이 전쟁범죄라는 것을 증명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공격자가 의도적으로 민간인을 해치거나 금지된 목표물을 공격하려 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미 워싱턴포스트)는 분석도 있다.

게다가 폴란드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문제도 러시아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 국방부 대변인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투기가 루마니아 등 인접 국가에서 비행한 것을 알고 있다”며 “러시아군을 공격하는 군용기에 비행장 사용을 허가하는 것은 전투 관여로 볼 수 있다”고 위협했다. 우크라이나 내부 비행장은 러시아의 폭격에 모두 사용할 수 없는 상태여서 미국 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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