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지역 전체 투표율과 맞먹어
"김대중 대통령을 배출한 고향인디, 날씨 좋을 때 무조건 해야지라"
전남 지역 사전투표율이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신안군이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고향이라 정치에 관심이 큰 영향도 있지만, 섬 특성상 날씨가 좋아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일부터 이틀 간 진행된 사전투표 결과 전남은 선거인 총 158만1,278명 중 81만3.530명이 투표해 전국에서 투표율이 가장 높았고, 광주(48.27%)도 전북(48.63%)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전국 평균은 36.93%로 집계된 상태다.
특히 신안군은 유권자 3만5,175명 중 2만1,676명이 참여해 61.62%의 투표율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60%대 투표율은 통상 선거의 본 투표율과 맞먹는 수치다.
더욱이 이번 사전투표에서 신안지역에는 면 소재지가 위치한 큰 섬에만 투표소가 설치됐고, 가거도와 만재도, 홍도 등 작은 섬에는 투표소가 마련되지 않았다. 신안62개 작은 섬의 3,318명은 투표에 참여할 수 없었기에 더 경이로운 기록이다.
신안군의 높은 투표율 저변에는 높은 정치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신안'은 'DJ' 란 이름을 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배출한 고향이기 때문이다.
사전투요일 기간에도 주민들 사이엔 "투표했는가"란 말이 인사가 될 정도로 농사와 바닷일도 제쳐두고 투표장으로 향한 모습들이 목격돼 '이번엔 투표하자'는 반응이 뜨거웠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는 신안 섬에도 각 후보자와 여야 캠프 관계자들도 관심을 가졌다. 목포에서 여객선으로 왕복 3시간 10분 거리임에도 인구가 적어 선거철에도 관심이 없었던 외딴 섬 하의도를 여야 후보들이 잇따라 찾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선 출마를 앞둔 지난해 8월 김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의원과 함께 하의도를 방문하며 대선 승리 각오를 다졌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지난달 23일 하의도를 방문해 'DJ 정신' 계승을 다짐했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신안 흑산도 등 섬 지역을 두 차례나 방문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대통령 후보들과 각 정당 관계자들이 섬을 방문하면서 주민들도 이번 대선에 대한 높은 관심이 투표로 나타났다"며 "바쁜 일상에도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주민들이 멋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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