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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22조'로 유통업계 왕좌 다가선 쿠팡...치열해지는 e커머스 전쟁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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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22조'로 유통업계 왕좌 다가선 쿠팡...치열해지는 e커머스 전쟁터

입력
2022.03.03 19:3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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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손실 1조8,600억...누적적자 7조 육박
추정 거래액은 네이버>쿠팡>SSG닷컴
"충성 고객 잡아라" 유료멤버십 경쟁 가열

쿠팡이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힌 3일 오전 서울의 한 쿠팡 캠프에서 직원이 차량에 물건을 싣고 있다. 뉴시스

쿠팡이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힌 3일 오전 서울의 한 쿠팡 캠프에서 직원이 차량에 물건을 싣고 있다. 뉴시스

쿠팡이 지난해 매출 22조 원이라는 신기록을 작성했다. 2016년 2조 원에 못 미쳤던 매출이 5년 만에 11배 불어났다. 전례없는 성장 속도로 유통업계 최초로 연 매출 20조 원 고지에 오른 이마트를 1년 만에 거의 따라잡았다. 쿠팡의 질주에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계는 더욱 치열한 전쟁터로 변하고 있다.

2년 만에 매출 3.5배 증가... 적자도 '역대 최대'

쿠팡은 2일(현지시간) 지난해 연 매출이 2020년(약 14조4,000억 원) 대비 54% 증가한 184억637만 달러(약 22조1,5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했다. 2019년과 비교하면 무려 3.5배가 늘어난 매출이다. 쿠팡은 "한국 온라인 소비자 3,700만 명 중 절반에 달하는 1,800만 명이 4분기 중 한 번 이상 이용했다"며 "한국 e커머스 시장은 2025년까지 35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중국·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라고 강조했다.

반면 감소세였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다시 폭증해 15억4,259만 달러(약 1조8,600억 원)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덕평 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비용 및 자산 손실 약 3,600억 원 등의 영향이 있었지만, 연간 투자 비용이 전년 대비 30%나 증가한 8,140억 원에 달한 것도 한몫을 했다. 쿠팡의 누적 적자는 6조8,000억 원에 이른다.

쿠팡 매출과 영업손실. 그래픽=강준구 기자

쿠팡 매출과 영업손실. 그래픽=강준구 기자


쿠팡 매출 22조 원인데 '라이벌' 매출은 1.5조원? "단순 비교 어려워"

쿠팡의 매출은 다른 유통 기업들과 비교하면 일견 놀라운 수준이다. 매출 20조 원을 돌파한 다른 기업은 G마켓글로벌과 조선호텔, 스타벅스 등을 모두 품은 이마트(24조9,327억 원)뿐이다. e커머스로 범위를 좁히면 격차는 더욱 커진다. 쿠팡과 함께 '국내 e커머스 3대장'으로 불리는 네이버 커머스와 SSG닷컴은 지난해 매출이 1조5,000억 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쿠팡 매출이 크게 잡히는 것은 다른 e커머스 플랫폼과 달리 상품을 직접 사서 파는 직매입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직매입 방식의 경우 판매 금액이 모두 매출로 잡히지만, 중개 방식의 e커머스는 중개 수수료만 매출로 잡힌다. 중개 수수료의 경우 판매자 확보를 위해 앞다퉈 낮추는 추세다.

이 때문에 매출액이 아닌 '거래액'을 기준으로 시장에서의 위치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이 지난해 만 20세 이상 한국인의 결제 금액 추정치를 분석한 결과, 거래액은 네이버쇼핑 36조 원, 쿠팡 34조 원, SSG닷컴(G마켓글로벌 포함) 24조 원 규모였다. 증가율은 쿠팡이 54%로 가장 높았다.

"쿠팡 독주 막아라"... 몸집 불리는 e커머스 업계

쿠팡의 무기는 지난해 말 기준 900만 명에 달하는 유료 멤버십 회원들이다. 분기 활성 고객 수(1,800만 명)의 절반이 '충성 고객'이라는 뜻이다. 지난해 말 쿠팡이 멤버십 서비스 요금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대폭 인상했으나 '대세'에 큰 영향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쿠팡 측은 "와우 멤버십 가입자는 일반 고객보다 구매 빈도가 4배가량 높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부분의 e커머스 플랫폼이 빠른 배송, 신선식품 새벽배송 등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상향평준화'하고 있는 만큼, 각 기업들은 이제 소비자 '록인(Lock-in)' 효과에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회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600만 명으로 1년 만에 2.5배가량 늘었다. 신세계의 경우 올해 2분기 SSG닷컴과 스타벅스, G마켓글로벌을 통합한 새로운 멤버십 서비스를 내놓고, 4분기에는 이를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등 전 그룹사로 확장해 힘을 실어줄 계획이다.

쿠팡은 투자비용을 제외한 유통사업에서는 어느 정도 흑자를 내고 있다고 보고, '계획적 적자' 전략을 지속할 예정이다. 가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년간 기록적인 성장에 이어 올해는 효율성과 운영 개선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이미 올해 1분기 실적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성장 가능성도 여전히 강한 상태"라고 밝혔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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