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생산 -0.3%·소비 -1.9% 동시 감소
정부 '기저효과' 설명에도 대외환경 불안감
선행지수 7개월 연속 후퇴, 통계청 "지켜봐야"
1월 생산과 소비 지표가 동시에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22개월 만이다. 생산 감소 폭은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컸으며, 소비는 1년 반 만에 최대 폭 감소다.
정부가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선을 긋지만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지울 수 없는 상황이다. 향후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경기선행지수는 7개월째 뒷걸음질 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을 필두로 한 주요 국가의 긴축 통화정책 등 악재는 더 쌓이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5.8(2015년=100)로 지난해 12월 대비 0.3%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7월(-0.8%)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생산은 지난해 11월(1.2%), 12월(1.3%)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뒤 1월에는 주춤했다. 제조업 등 광공업 생산은 0.2%, 건설업은 0.5% 각각 증가했지만, 서비스업 생산이 0.3% 줄었다.
소비도 큰 폭으로 위축됐다. 소매판매액지수는 1월 120.8로 전월 대비 1.9% 줄었는데, 2020년 7월(-5.6%)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소매판매 역시 지난해 12월(123.2) 기저효과에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한 소비 위축이 다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이 같은 지표 위축이 지난해 12월의 기저효과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은 지난해 11월(1.2%), 12월(1.3%) 2개월 연속 높은 증가세를 보였고, 소비도 지난해 12월 2.2%나 반등한 바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생산은 기저 영향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4분기 평균(114.6)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경기가 하강 곡선을 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불안정한 대외 환경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전쟁은 공급망 교란과 에너지 가격 상승을 더 부추길 수 있다. 이 가운데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가 예고돼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앞으로의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7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선행지수는 코스피지수, 건설수주액 등 앞으로의 경기 국면을 예측할 만한 지표를 모은 것인데, 통상 6개월 이상 같은 방향으로 흐르면 경기 흐름이 바뀐 것으로 본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오미크론에 따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에너지 가격 상승, 공급망 불안 등 지정학적 요인에 의한 불안도 커졌다”며 “선행지수 하락이 (경기 하강의) 신호가 될지 아니면 ‘잡음’에 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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