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협상 결렬, 일단 팀당 6경기 축소
류현진, 총 8억8,000만원 손해
토론토 류현진과 새 팀을 찾고 있는 김광현의 한국 체류가 늘어나게 됐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노사간 협상 결렬로 4월 1일 개막이 엿새 연기된 때문이다. 노사 분규로 리그 개막이 미뤄진 것은 27년 만이다.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사무국 커미셔너는 2일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막을 연기하기로 결정하고, 일단 2번의 시리즈를 취소하기로 했다. 팀당 162경기 정규리그 일정이 156경기로 축소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규리그 정상 개막의 마지노선으로 본 2일에도 구단 측과 선수노조 간 합의가 무산되며 올 시즌 일정이 축소된 것이다.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연말부터 파행을 이어오고 있다. 선수노사간 새 단체협약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2일 직장폐쇄가 단행됐다. 지난달 17일 예정된 스프링캠프에 이어 시범경기(지난달 27일 예정)까지 모두 연기된 상태다. 이 기간 구단 훈련 시설 폐쇄 뿐만 아니라 자유계약선수(FA) 협상조차 중단됐다.
한국 선수들도 파업 여파를 받고 있다. 평소 1월말 미국으로 떠났던 류현진은 현재 친정팀 한화와 함께 국내에서 동계훈련을 하고 있고, FA 김광현 역시 새 팀을 찾지 못한 채 국내 개인 훈련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노사 분규도 돈에서 비롯됐다. 구단 측은 부유세 한도 기준을 올해 2억1,000만달러에서 2026년 2억3,000만달러로 높이려 들고 있고, 노조 측은 올해 2억3,800만달러에서 2026년 2억6,300만달러로 조정하자고 주장한다. 노조는 부유세를 샐러리캡(연봉 총 상한액 제도)으로 보고 선수 영입에 더 많은 비용을 쓰도록 높이자고 하는 반면 구단은 선수 몸값 상승 억제 차원에서 부유세 기준을 최대한 낮추려 들고 있는 것이다.
노사 협상이 추후 진전되지 않으면 추가 시즌 축소는 불가피하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사태를 노사분규로 232일 동안 파업한 1994~95년과 비교한다. 당시 구단들이 샐러리캡 도입에 나서자, 노조는 94년 8월 파업으로 맞섰다. 결국 94년 포스트시즌이 취소됐고, 다음 시즌도 팀당 162경기에서 144경기로 줄었다.
AP통신은 “노사분규로 90일 동안 직장폐쇄가 이어오며 결국 1995년 이후 27년만에 처음으로 정상 개막이 무산됐다”며 “구단들은 예상할 수 없는 피해를 보게 되며 선수들도 평균 하루 2,050만 달러씩 잃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규시즌 일정 축소로 활동기간에 비례해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하루에 약 0.5%씩 연봉이 줄게 된다는 분석이다.
올해 연봉 2,000만 달러(약238억원)를 받는 류현진의 경우 하루 1억4,691만원씩 줄어 엿새 동안 총 8억8,148만원이 삭감된다. 탬파베이 최지만(연봉 약 38억5,600만원)은 총 1억4,280만원을, 샌디에이고 김하성은 총 3억1,246만원을 각각 손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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