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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윤석열의 거짓말

입력
2022.03.01 18: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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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지난달 25일 TV토론회에 참석한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이들은 서로에게 "거짓말만 한다"고 비난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TV토론회에 참석한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이들은 서로에게 "거짓말만 한다"고 비난했다. 연합뉴스


지지자들은 지지하지 않는 후보의 거짓말에만 예민한 듯하나 이재명(더불어민주당)·윤석열(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거짓말에서 뒤질 게 없다. 거짓말을 가장 많이 하는 후보가 이 후보라는 응답이 51.9%, 윤 후보는 44.5%라는 조사(리얼미터) 결과도 있다. 거짓말 대선이라 할 만하다.

□ 이 후보는 자주 말을 뒤집으면서 오해라고 덮어씌운다. 대표 정책이라 할 기본소득을 놓고 “1호 공약 아니다” “당연히 한다” “국민이 동의하지 않으면 안 한다는 뜻”이라고 오락가락했다. 차별금지법에 대해선 “일방적 처리는 바람직하지 않다” “입법이 필요하다” “곡해를 없애는 게 더 중요하다”고 얼버무렸다. 선명함을 지워 중도 이미지에 기여했는지 모르나 진심을 반문케 했다. 함께 사진 찍은 대장동 사업 관련자를 “모른다” 하니 의심스럽고,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라 했더니 정말 존경하는 줄 안다”고 말해 말의 무게를 떨어뜨렸다. 이 후보가 파격적 공약을 발표해도 반응이 긴가민가 하는 것은 스스로 신뢰를 파먹은 결과다.

□ 윤 후보는 눈 하나 깜짝 하지 않고 자기 말을 부정한다. 지난해 외교안보 공약 발표 때 “미국에 핵 공유와 전술핵 배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으면서도 최근 TV토론회에서 “핵 공유를 말한 적이 없다”고 잡아뗐다. 최저임금과 주52시간제 역시 “너무 비현실적이다. 비현실적 제도는 철폐하겠다”고 철폐할 뜻을 비춰놓고는 “그런 이야기 한 적 없다”고 했다. 한미일 동맹이 필요하다며 “유사시 (일본군이) 들어올 수 있지만 그것을 전제로 한 동맹은 아니다”라는 윤 후보의 발언은 충분히 문제가 되는데,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조작”이라며 발언 자체를 부정한다. 윤 후보가 자기 말의 의미를 모르는 것이든, 거짓말에 거침없는 성격이든 심각한 문제다.

□ 이 후보가 "오해"라고만 하지 말고 “말 잘못 했다. 생각이 짧았다”고 사과한다면, 윤 후보가 "그런 적 없다"고 할 게 아니라 “잘못 알았는데 생각이 바뀌었다”고 반성한다면,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2일 마지막 TV토론회가 진실의 공방전이 되기를 소망한다.

김희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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