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U, 가상자산시장 첫 실태조사
시가총액 55조, 일평균 거래액 11조
투자자 절반 이상이 '3040' 남성
우리나라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금액이 코스닥 시장과 맞먹는 11조 원으로 집계됐다. 실제 투자자 수는 500만 명을 넘어섰고, 절반 이상은 ‘3040 남성’이었다.
실투자자 588만명... 주축은 '30대 남성'
1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국내 24개 가상자산 사업자(거래소)에 대한 첫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시장규모는 55조2,000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하반기 일평균 거래금액은 11조3,000억 원으로, 코스닥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11조8,500억 원)에 육박했다.
투자자 수도 급증했다. 지난해 말 기준 가상자산 거래소 회원수는 총 1,525만 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고객확인의무(KYC)를 통해 실제 거래에 참여한 이용자는 558만 명이었다.
이 중 가장 활발하게 가상자산을 거래한 이들은 ‘30대 남성’이었다. 투자자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30대 174만 명(31%) △40대 148만 명(27%) △20대 134만 명(24%) △50대 80만 명(14%) △60대 이상 23만 명(4%)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67%) 이용자가 여성(33%)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다.
투자자의 절반 이상(56%)은 100만 원 이하 소액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금액별로는 △100만~1,000만 원 163만 명(29%) △1,000만~1억 원 73만 명(13%) △1억~10억 원 9만 명(1.6%)이었다. 10억 원 이상 투자자는 4,000명(0.1%)에 달했다. 투자자는 하루 평균 4회 거래에 참여했고, 1회 거래금액은 약 75만 원 수준이었다.
빅4(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거래비중 95%
가상자산 시장은 원화마켓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는 지난해 9월 적용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원화 거래가 가능한 원화마켓 4곳(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과 코인 간 거래만 가능한 코인마켓 20곳에서만 정식 거래를 할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원화마켓의 하루 거래금액은 10조7,000억 원으로 전체의 95%를 차지해, 코인마켓의 평균 거래규모(6,000억 원)를 압도했다.
가상자산은 변동성이 커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인식도 사실로 확인됐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 가상자산의 ‘고점 대비 가격 하락률(MDD)’은 약 65%로, 같은 기간 코스피 MDD(14.8%)의 4.4배 수준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가상자산은 총 623개(중복 제외)가 거래됐는데, 이 중 단독상장 가상자산의 비중(403개·65%)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상장 가상자산은 한 거래소에만 상장돼 있어 거래소가 폐업할 경우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단독상장 가상자산의 절반(219종)은 MDD가 70% 이상”이라며 “투자자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금융위는 향후 반기별로 가상자산 시장 실태조사를 실시해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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