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5㏊ 태운 합천 산불…헬기 47대 동원 "70% 진화"

1일 오전 경북 고령군 쌍림면 신촌리 산불 현장에서 헬기가 진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합천에서 시작해 경북 고령까지 번진 산불이 70% 가량 진화됐다. 소방당국과 산림당국은 675헥타르(㏊) 가량 피해를 입힌 이번 화재의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1일 소방청, 산림청 등에 따르면 이날 낮12시 30분 기준 합천 산림화재는 70% 진화됐다. 이번 산불은 경남 합천군 율곡면 노량리에서 발화, 바람을 타고 경북 고령군 쌍림면으로 확산했다.

산림당국은 지난달 28일 오후 2시 8분 최초 화재를 접수, 오후 3시 40분 산불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이후에도 산불이 크게 번지자 4시 20분 산불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산불대응 3단계는 예상 피해가 100㏊ 이상이고 평균 풍속이 초속 7m 이상일 때 발령된다. 산림당국은 지난 밤새 불이 민가로 확산하는 걸 막기 위해 소방차와 대원들을 배치해 저지선을 구축했다.

지난 28일 경남 합천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경북 고령군 쌍림면까지 번진 가운데 1일 오전 합천군 핫들생태공원 인근 강에서 산림청 소속 산불진화헬기가 물을 채우고 있다. 뉴시스

소방청과 산림청은 이날 오전부터 산불 진화를 위해 인력과 장비를 대거 투입했다. 현재 현장에는 소방공무원 463명, 의용소방대 170명 등 총 1,964명이 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이날 오전 6시부터 헬기 47대, 신불진화 장비 4대 등 총 190대의 소방장비가 동원됐다. 이런 진화 노력으로 인명·민가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경남 합천 30명, 경북 고령 307명 등 총 337명의 주민들은 마을회관, 유스호스텔 등으로 대피한 상태다.

산림청은 이번 산불에 대해 조사ㆍ감식에 착수했다. 국립산림과학원과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 등 4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반을 꾸려 산불 현장에 투입, 발화원인, 발화 지점, 확산 경로 등에 대한 조사한다. 산불로 소실된 임목에 대한 조사ㆍ감식 결과는 탄소배출량 산정은 물론 미세먼지방지 정책 등 중요한 국가산불통계와 산불조사정보체계 구축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최병암 산림청장이 1일 경북 고령군 쌍림면에 마련된 산불 진화 지휘본부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관계관들과 산불 상황판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남태헌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 차장은 “이번 산불에 대한 철저한 조사·감식을 통해 산불 원인을 분석하여 가해자 검거는 물론 엄격한 사법조치와 피해보상을 할 계획”이라며 “비록 실수에 의한 산불이라도 ‘산림보호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에 처하게 됨을 유념하여 산림인근에서 쓰레기 소각 등을 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대전=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울산=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