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민주화·통일운동 뛰어든 개신교계 원로…신학자 서광선 박사 별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민주화·통일운동 뛰어든 개신교계 원로…신학자 서광선 박사 별세

입력
2022.02.28 16:03
20면
0 0
1970, 1980년대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서광선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제공

1970, 1980년대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서광선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제공

한국 개신교계의 원로이자 군사정권에 맞서 민주화·통일운동에 참여했던 민중신학자·철학자·목사인 서광선 박사(이화여대 명예교수)가 26일 별세했다. 향년 91세.

28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에 따르면 서 박사는 최근 코로나19 변종바이러스인 오미크론에 확진돼 치료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났다.

1931년 평안북도 강계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국전쟁 기간 중 아버지를 잃었다. 목사였던 고인의 아버지는 개전 초기에 실종됐다가 이후 다른 목사들과 함께 밧줄로 묶여서 총살 당한 채로 발견됐다. 고인은 복수심을 품고 해군에 입대했다가 미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1962년 뉴욕의 유니언 신학대학원에 입학했다. 미국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참여한 시민권 운동을 접하면서 ‘아버지를 죽인 원수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자세는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고민했다고 전해진다.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한 고인은 1964년부터 이화여대 강단에 섰고 박정희 정권에 저항하는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다. NCCK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공산정권에 저항했고 인권과 민주주의, 자유를 위해서 북에서 순교했는데 여기에는 소위 민주적 독재자가 있다. 공산주의 독재자나 자본주의 독재자나 무슨 차이가 있나, 하는 생각에서 목소리를 냈다"고 밝혔다. 서 박사는 NCCK에 참여한 이후 학생들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 1980년 이화여대에서 해직당한 이후에는 목사 안수를 받았다. 1988년에는 ‘88선언’으로도 불리는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 기독교회 선언’에 주필로 참여했다.

고인은 1984년 이화여대에 복직해 1996년까지 기독교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이화여대 문리대학장, 교목실장, 대학원장을 역임했고 민중신학회 2대 회장, 세계YMCA연맹 회장과 한국YMCA 전국연맹 이사를 지냈다.

NCCK 측은 “빈소를 따로 차리지 않고 가족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면서 “고인의 영원한 안식과 하늘의 위로를 빈다”고 추모했다.

김민호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