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국제사회 고립 러시아… '푸틴 절친' 인도 총리마저 거리 두는 이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국제사회 고립 러시아… '푸틴 절친' 인도 총리마저 거리 두는 이유

입력
2022.02.28 16:05
수정
2022.02.28 16:09
15면
0 0

안보리서 기권표, 우크라이나 사태 관망만
'국경갈등' 中 막기 위해 서방 지원이 더 절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러시아-인도 정상회담 현장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뉴델리=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러시아-인도 정상회담 현장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뉴델리=AP 연합뉴스

인도가 자국의 최대 군사 우방인 러시아를 외면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가장 친한 해외 정상으로 꼽히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 역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러시아와 거리를 둘 뿐이다. 중국과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인도 입장에선 당장 미국 등 서방세력의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28일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당초 인도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러시아 규탄 결의안 채택 찬반 투표에서 러시아 편에 설 것이 유력했다. '브라모스' 순항미사일과 5세대 전투기(FGFA) 등을 합작 생산·공동 개발할 정도로 양국 신뢰가 돈독한 데다, 두 정상은 개인적으로도 깊은 친분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인도는 예상을 깨고 반대가 아닌 기권표를 던졌다. 적극적으로 러시아를 배척하는 것도, 지지하는 것도 아닌 애매한 입장을 견지한 것이다.

모디 총리의 행보도 러시아와 '거리두기'에 방점이 찍혀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 당일인 지난 24일 밤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외교적 협상과 대화의 길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는 원론적인 당부만 전했다. 이후 인도 정부는 "이해당사국들이 상호 폭력을 멈춰야 한다"는 무미건조한 성명을 끝으로 이날까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피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양국 정상이 인도 뉴델리에서 만나 국방·무역·우주 기술 등의 협력을 확대하는 99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던 당시의 강고한 우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인도의 불분명한 행보는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중국 때문이다. 인도는 1962년 중국과 국경 문제로 전쟁을 치른 이후 양국 사이에 실질 통제선(LAC)만 긋고 대치 중이다. 실제로 2020년 6월과 9월 양국 국경부대가 둔기와 총기를 사용해 국지적인 교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인도는 미국·일본·호주와 함께 4개국 안보협의체 쿼드(Quad)를 통한 공조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산 무기는 오늘을 버티게 하지만, 미국 등 반(反)러시아 세력은 인도의 미래를 보장하는 구조라는 얘기다.

인도 옵저버 연구재단의 전략 프로그램 책임자인 하스 팬트 교수도 "인도 외교의 단기 과제는 현재 해·공군력의 70%를 차지하는 러시아제 무기 관리·유지를 위해 그들과의 신뢰를 깨지 않는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론 중국 리스크 관리를 위해 러시아보다 서방 세력과의 관계 유지에 더 힘쓸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2020년 6월 인도 보팔 지역 활동가들이 자국 국경부대 병력 3명을 사살한 중국군에 항의하는 의미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 보팔=AFP 연합뉴스

2020년 6월 인도 보팔 지역 활동가들이 자국 국경부대 병력 3명을 사살한 중국군에 항의하는 의미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 보팔=AFP 연합뉴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