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량 늘리고, 고신용 대출 중단했지만
카뱅·케뱅·토뱅 모두 지난해 목표치 미달
올해 목표치 더 상향… "더 많은 노력 필요"
인터넷전문은행(인뱅) 3사가 지난해 약속한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 달성에 모두 실패했다. 전년 대비 공급량 자체는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그간 고신용자에 집중해 온 대출 구조 탓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개선되지 못했다.
2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인뱅들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17%) △케이뱅크(16.6%) △토스뱅크(23.9%)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난해 목표치를 각각 20.8%·21.5%로 잡았는데 이보다 3.8%포인트·4.9%포인트 부족한 실적을 낸 것이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도 목표치(34.9%) 대비 무려 11%포인트 낮은 성적표를 받게 됐다. 앞서 인뱅들은 지난해 금융당국이 인뱅 설립 취지에 맞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요구하자 자체 목표치를 제시한 바 있다.
목표치 미달 원인으로는 그간 높았던 고신용자 대출 비중과 가계대출 규제가 꼽힌다. 인뱅 관계자는 "기존 고신용 차주들이 대출을 연장하는 경우가 많아 대출금이 그대로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며 "게다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도입으로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를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뱅들도 지난해 고신용자 신용대출 중단을 선언하는 등 나름의 달성 노력을 기울였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고신용자 신용대출을 중단했으며, 지난해 중금리 대출 공급량 역시 전년(4,679억 원) 대비 3.7배 늘어난 1조7,166억 원까지 늘렸다. 케이뱅크 역시 지난해엔 전년 대비 2.3배에 달하는 7,510억 원을 공급했고, 올해부터는 새 신용평가모형(CSS)을 도입해 중·저신용 고객 대출 공급 확대를 예고했다.
인뱅들의 노력에도 불구, 올해 목표치가 더 상향된 점을 고려하면 올해 목표 달성 역시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올해 말 카카오뱅크·케이뱅크의 목표치는 25%이고, 토스뱅크는 무려 42%에 달한다. 게다가 최근 인뱅이 제공하는 중·저신용자 대출금리가 시중은행보다 오히려 높게 책정되는 경우도 있어, 높은 대출 문턱 또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뱅들이 목표치를 미달한 이상, 주택담보대출·개인사업자대출 등 새로운 사업 진출 의미도 반감될 수 있다”며 “출범 취지에 맞게 목표 달성에 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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