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25일 TV토론 '안보관' 공방 이어가
25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나온 외교·안보 관련 발언을 두고 후폭풍이 상당하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신중하지 못한 발언으로 도마에 올랐다.
이 후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초보 정치인이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라고 밝혀 국제적으로 빈축을 샀다. 윤 후보는 한미일 동맹을 강조하다 "유사시 일본군이 한반도에 들어올 수도 있지만"이라고 밝혀 공세에 직면했다.
李 '초보대통령' 발언에 국제적 빈축
이 후보는 우크라이나 사태 원인에 대해 "6개월 초보 정치인인 대통령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우크라이나를) 가입시켜 주지 않으려는 데도,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라며 "외교 실패가 전쟁을 불러온 극명한 사례"라고 했다.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인 러시아를 비판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책임을 돌렸다는 비판으로 뭇매를 맞았다. 정치 경험이 없는 윤 후보를 코미디언 출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빗대려는 의도였지만, 표를 위해서라면 다른 나라의 불행까지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국제적 망신'이라며 공세에 나섰다. 윤 후보는 26일 페이스북에 "해외 유명 커뮤니티(레딧)에 우리나라 대선후보 토론 영상이 올라왔다"며 "이 후보의 ‘초보 정치인’ 발언이 세계로 알려지면서 이를 비난하는 수많은 댓글이 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때릴 만하니까 맞았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금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표에 눈먼 당신만 (전쟁의 참사를) 못 보고 있다"고 직격했다.
尹 3불 외치다 "유사시 일본군 한반도 들어올 수도"
윤 후보는 "한미일 군사동맹이 유사시 한반도에 일본이 개입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라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의 지적에 "한미일 동맹이 있다고 해서 (일본 자위대가) 유사시에 들어올 수도 있는 것이지만, 꼭 그것을 전제로 하는 동맹은 아니다"라고 답해 논란이 됐다.
한미일 군사동맹의 경우 유사시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가능성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윤 후보는 현 정부의 '3불 정책(사드 추가 배치·미국 미사일 방어체계(MD) 참여·한미일 군사동맹화 불가)'에 반대 입장을 꾸준히 밝히고 있다.
이를 두고 한일 간 과거사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윤 후보의 발언이 섣부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사 시 자위대가 한반도에 진출할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그간 한일 간 군사협정 체결은 금기로 통해왔다.
이 후보는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한국에 들어올 수도 있다는 망언을 했다. 사죄하라"고 윤 후보를 저격했고, 이낙연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은 "(한미일 동맹은) 역사와 국민의 마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李 "본의와 다른 오해" 尹 "사실 왜곡"
국제적으로도 논란이 확대되자, 이 후보는 26일 페이스북에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폄하한 것이 아니라 윤 후보의 불안한 외교·안보관을 지적한 것"이라며 "본의와 다르게 오해를 드렸다면 제 표현력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사과했다.
윤 후보 측도 자위대 발언은 민주당의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설령 한미일 동맹을 하더라도 유사 시 일본이 한반도에 들어와선 안 된다는 얘기였다"며 "사실을 왜곡한 반일 감정 선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상대국이 있는 외교·안보 관련 발언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다른 공약들이 엇비슷하므로 외교·안보 분야에서 차별화를 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실언이 등장할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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