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 1년간 8005억…매출 목표 30% 초과
비대면 추세에도 과감한 '오프라인 실험' 성공
MZ세대 취향 반영 이색 콘텐츠도 효과 톡톡
'정지선의 야심작' 더현대서울이 개점 1년 만에 매출 8,000억 원을 돌파했다. 국내 전체 백화점 중 개점 이후 첫해 매출로는 최고 기록이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소비가 대세가 됐지만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깨고 오프라인의 강점을 극대화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과감한 실험이 통했다.
코로나19 확산세에도 매출 '고공행진'…비결은
27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개점일인 지난해 2월 26일부터 전날까지 1년간 더현대서울의 누적 매출은 8,005억 원이다. 개점 당시 잡은 매출 목표 6,300억 원을 약 30% 초과 달성했다. 이 기간 더현대서울을 다녀간 고객은 3,000만 명에 달한다.
더현대서울은 주말 장사가 어려운 서울 여의도 오피스 상권에 자리 잡았고 개점 당시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방역 우려도 컸다. 또한 명품 3대장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의 부재로 성공 가능성에 반신반의하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파격적인 공간 구성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공략한 전략으로 불과 1년 만에 '1조 클럽' 가입에 다가섰다. 백화점을 쇼핑이 아닌 놀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갈망을 채워 줬다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은 복도 너비를 넓혀 개방감을 주고 유리 천장으로 자연 채광을 받도록 더현대서울을 설계했다. '창문과 시계는 없애라'는 업계의 불문율을 깬 것이다. 영업 면적(8만9,100㎡)의 절반을 실내 조경과 고객 휴식 공간으로 꾸며 체류 시간을 늘렸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고객이 실내 정원에 머문 평균 시간은 약 37분으로 패션 매장 평균보다 9배 이상 길었다.
매장은 국내 백화점에서 보기 힘든 이색 콘텐츠로 채웠다. 지하 2층에는 H&M그룹 SPA 브랜드 '아르켓(ARKET)'의 아시아 첫 매장, 스니커즈 리셀 매장 '브그즈트랩(BGZT랩)', 명품 시계 리셀 매장 '용정콜렉션' 등을 배치했다. 희소성을 중시하는 MZ세대 취향을 반영한 것이다. 그 결과 1년간 더현대서울의 20, 30대 매출 비중은 50.3%로 확대됐다.
'1조 클럽' 가입도 최단 기록 달성 유력
현 추세면 더현대서울은 연 매출 1조 원도 최단 기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은 "더현대서울은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MZ세대를 다시 백화점으로 불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올해 매출 9,200억 원을 달성하고 내년에는 1조 원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취약점으로 꼽힌 명품 브랜드 입점도 확대하는 터라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더현대서울은 지난해 티파니, 생로랑, 부세론, 톰브라운을 유치했고 오는 7월에는 디올 매장을 연다. 백화점 평가의 척도가 되는 에루샤 입점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원래 에루샤는 백화점 개장 때 바로 입점하지 않고 매출 추이 등 여러 기준을 따져본 후 입점하는 게 대부분"이라며 "에루샤까지 들어간다면 좀 더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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