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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융망 퇴출, 푸틴 제재, 우크라 군사 원조’...미군 투입 빼고 제재 카드 다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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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융망 퇴출, 푸틴 제재, 우크라 군사 원조’...미군 투입 빼고 제재 카드 다 꺼냈다

입력
2022.02.27 17:00
수정
2022.02.27 18:2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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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방, 러 은행 '국제 금융결제망'서 퇴출
우크라에 4200억 원조...재블린미사일 포함
푸틴 개인도 제재...28일 유엔 특별총회 추진
바이든 "韓 등 태평양 국가들 제재 동참" 거론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내에서 26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한 시위 참가자가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할 것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프랑크푸르트=AFP 연합뉴스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내에서 26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한 시위 참가자가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할 것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프랑크푸르트=AFP 연합뉴스


‘국제 금융결제망에서 러시아 퇴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개인 제재, 4,200억 원 상당의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 러시아 규탄 유엔 특별총회 추진….’

미국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나선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25, 26일(현지시간) 이틀간 꺼내든 카드다. 24일 러시아 금융자산 80%에 해당하는 은행 제재, 첨단기술 수출 통제에 이어 최강 제재 수단을 총동원한 것이다. 직접적인 미군 병력 투입을 제외한 비(非)군사 옵션은 거의 다 사용됐다. 그러나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주고, 우크라이나에 힘이 되는 방향이긴 해도 전쟁 초기 결정적인 영향을 주긴 어려워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26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과 함께 러시아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ㆍ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는 추가 제재안을 발표했다. 스위프트는 달러화로 국제 금융 거래를 할 때 필요한 결제 시스템이다. 여기에서 빠지면 해외 송금ㆍ입금 등 모든 국제 거래가 끊긴다. 북한과 이란 정도에만 적용해온 가장 강력한 ‘핵 옵션(nuclear option)’ 금융제재 카드를 드디어 던진 것이다.

우르줄라 펜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 중앙은행이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자산을 동결할 것”이라며 “(스위프트에서 배제된 러시아) 은행들은 대부분의 금융 거래를 하지 못하고 러시아의 수출입을 효과적으로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6,430억 달러(약 775조 원) 규모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돈을 활용할 수 없게 되고, 러시아 주요 은행 역시 해외 기능이 대부분 마비될 전망이다.

국내 체류 중인 우크라이나인들이 27일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뉴스1

국내 체류 중인 우크라이나인들이 27일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뉴스1


이번 전쟁 최종 책임자인 푸틴 대통령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미 재무부는 25일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등을 제재 명단에 추가하고 미국 등에 있는 자산을 동결했다. EU와 영국, 캐나다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를 직접 제재 대상자로 명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러시아 규탄 국제사회 여론전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 회의를 통해 28일 유엔 특별총회를 소집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엔 총회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제출하고, 표결을 통해 총회 결의안을 관철시킨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도 추가 승인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성명에서 대외원조법을 통해 할당된 3억5,000만 달러를 우크라이나 방위 지원에 사용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년간 우크라이나에 미국이 군사 원조 자금으로 지원한 돈은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에 달한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잔혹하고 이유 없는 공격에 맞서 우크라이나가 용기와 자부심을 갖고 싸우는 가운데 전례 없는 추가 지원을 승인했다”라고 설명했다. 군사 원조에는 재블린 대전차미사일과 대공시스템, 방탄복 등의 무기 군수용품 지원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지난해 12월 23일 동부 도네츠크에서 미국산 재블린 대전차미사일을 발사하며 훈련을 벌이고 있다. 도네츠크=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지난해 12월 23일 동부 도네츠크에서 미국산 재블린 대전차미사일을 발사하며 훈련을 벌이고 있다. 도네츠크=AP 연합뉴스


다만 미국이 모든 비군사 옵션을 꺼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침공을 즉시 멈추게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러시아는 중국국제결제시스템(CIPS)에 자체 금융결제망을 연계시킨 상태다. 달러화 결제만큼 원활하지는 않아도 뒷문까지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물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조기에 굴복시키지 못한 채 전쟁이 길어지고, 전비가 급증하면서, 러시아 국내 경제도 악화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전쟁 중단을 위한 제재 '약발'이 효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 공개된 유튜버 인터뷰에서 “어떤 제재도 (그 효과가) 즉각적이지는 않다”며 “그러나 이번 제재는 역사적으로 가장 광범위하고 정치ㆍ경제를 아우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러시아는 심각한 대가를 치를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유럽뿐 아니라 인도ㆍ태평양 지역의 일본, 한국, 호주에서도 그렇게 될 것”이라며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이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의 제재 동참을 특정한 것은 처음이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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