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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 10억, 매수자는 7억" 운정·옥정 2기 신도시 거래 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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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 10억, 매수자는 7억" 운정·옥정 2기 신도시 거래 절벽

입력
2022.02.24 18:00
수정
2022.02.24 19:26
19면
0 0

집값 상승 견인 2기 신도시도 '한파'
가격 괴리에 거래실종 심화 이어져

23일 매매거래가 실종돼 역대급의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전경. 이종구 기자

23일 매매거래가 실종돼 역대급의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전경. 이종구 기자

서울에 이어 경기 북부의 파주 운정과 양주 옥정, 남양주 다산 등 2기 신도시 아파트 단지에서도 부동산 거래 실종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2기 신도시들은 지난해까지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을 주도했으나, 최근 부동산 시장의 한파 영향으로 거래가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 23일 경기 파주 운정지구의 운정아이파크 단지 앞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들어서자 한숨부터 들려 왔다. 사무소 관계자는 "4개월 넘게 거래에 손을 놓고 있어 수입은커녕 임대료 내기도 벅찰 정도"라며 "간혹 호가를 수천만 원 낮춘 초급매물이 나와도 매수 문의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단지 상가에 입주해 있는 20여 개의 중개업소들 모두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같은 날 방문한 양주 옥정의 공인중개사 사무소들도 대부분 개점휴업 상태였다. ‘e편한세상 옥정 더퍼스트’ 단지 상가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지난 7개월 동안 단 한건의 매매 거래도 못해 파산직전"이라고 한탄했다. 그는 "전용 84㎡를 놓고 팔려는 사람은 6억 이상을, 사려는 사람은 5억 초반을 희망해 거래가 안 된다"며 "거래가 없다 보니 '중개 수수료 50% 할인’ 업소까지 등장했다”고 전했다. 역시 2기 신도시인 남양주 다산지역 아파트 단지 주변의 공인중개사 사무소 사정도 비슷했다.

2기 신도시 거래절벽 현상도 서울 등 다른 지역처럼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분석된다. 여기에 실거래가 대비 높은 매도호가가 또 다른 장벽이 되고 있다. 2기 신도시 아파트 단지들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해 말 이후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매도 호가가 여전히 높아 매수자들이 없다는 것이다. 운정지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은 전용 84㎡(34평형)를 10억 원 이상 받아달라며 내놓는데, 매수자는 7억, 8억 원대의 급매물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23일 매매 및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은 경기 양주 옥정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 중개업소 사무실. 이종구 기자

23일 매매 및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은 경기 양주 옥정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 중개업소 사무실. 이종구 기자

집주인들도 거래절벽 여파를 실감하고 있다. 특히 세금 등의 문제로 정해진 기한 내에 집을 처분해야 하는 일시적 2주택자나, 처분조건부 대출자 등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옥정지구에 사는 최모(40)씨는 "1년 내 기존 주택을 처분해야 하는데, 초급매로 내놔도 팔릴 것 같지 않아 걱정"이라며 "대출이 많아 무작정 싸게 팔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거래 절벽은 통계로도 드러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특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조치가 본격 시행된 지난해 9월 이후부터 이런 현상이 뚜렷했다. 운정신도시 동패동(12개 단지)은 지난해 3~8월까지 196건의 매매 거래가 이뤄졌지만, 최근 6개월은 91건으로, 반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옥정지구 옥정동(9개 단지)도 209건에서 150건으로, 다산지구의 다산동(24개 단지)은 293건에서 134건으로, 각각 28%, 54% 줄어들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 랩장은 "지난해 8월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 조치와 총부채상환비율(DSR) 규제에 더해 매수인은 추가 하락을, 집주인은 새정부 출범에 따른 반등을 기대해 가격 괴리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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