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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 트랩'을 정복하라... 임성재, 2년 만에 혼다 클래식 정상 탈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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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 트랩'을 정복하라... 임성재, 2년 만에 혼다 클래식 정상 탈환 도전

입력
2022.02.24 16:31
수정
2022.02.24 16:3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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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가 2020년 3월 1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 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GC에서 열린 혼다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있다. 팜 비치 가든스=AP 연합뉴스

임성재가 2020년 3월 1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 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GC에서 열린 혼다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있다. 팜 비치 가든스=AP 연합뉴스

25일(한국시간)부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혼다 클래식이 열리는 플로리다주 팜 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GC 챔피언 코스는 PGA 투어 대회 코스 중에서도 악명 높기로 유명하다.

2000년 초 잭 니클라우스가 리모델링한 후 15번(파 3), 16번(파 4), 17번 홀(파 3) 등 3개 홀은 ‘베어 트랩’, 즉 ‘곰 덫’이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이 붙었다. 니클라우스의 별명인 '골든 베어'에서 따서 붙여진 이름인데 많은 선수가 이곳에서 우승의 꿈을 접었다.

사방이 물이라 샷이 조금이라도 빗나가면 빠진다. 게다가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거세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 15번 홀 티잉 그라운드에 들어서면 곰 동상과 함께 “당신은 지금 ‘베어 트랩’에 진입했다. 승리 또는 패배는 이곳에서 결정된다.”라고 적힌 문구가 선수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2007년 이후 지난해까지 베어 트랩에서 나온 버디 수는 2,026개인 반면, 보기는 3,272개, 더블 보기는 1,046개이며 트리플 보기 이상은 172개나 됐다. 베어 트랩을 끼고 도는 물은 같은 기간 1,604개나 되는 볼을 삼켰다. 이 대회에 참가한 570명의 선수 중 446명이 최소 한 번 이상 볼을 물에 빠트렸다.

PGA 내셔널GC 챔피언 코스에는 베어 트랩 못지않게 무서운 '그리즐리 덴'(Grizzly Den), 즉 '회색곰 소굴'도 있다. '그리즐리 덴'은 5번(파3·217야드), 6번(파4·479야드), 7번 홀(파3·226야드)이다. 5번 홀은 왼쪽이 다 물이다. 6번 홀은 왼쪽은 물, 오른쪽은 벙커여서 페어웨이에 공을 떨구기가 쉽지 않다. 7번 홀은 물은 없는데 왼쪽은 OB 구역이다.

지난해 '그리즐리 덴'은 '베어 트랩'보다 더 어려웠다. 선수들은 '그리즐리 덴'에서는 227오버파를 쳤고 '베어 트랩'에선 230오버파를 적어냈다. 빌리 호셜(미국)은 "PGA 내셔널GC에 오면 산소가 희박해 숨쉬기 어려운 높은 산에 올라온 느낌"이라고 말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혼다 클래식이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팜 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GC 챔피언 코스 15번 홀. 티잉 그라운드에 '베어 트랩'의 시작을 알리는 표지석과 곰 동상이 선수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게티이미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혼다 클래식이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팜 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GC 챔피언 코스 15번 홀. 티잉 그라운드에 '베어 트랩'의 시작을 알리는 표지석과 곰 동상이 선수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게티이미지

그런데 오히려 이 코스에만 오면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도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한국의 임성재(24)다. 임성재는 2019년 혼다 클래식 첫 출전에서 첫날 공동 51위에 그쳤지만 2라운드에는 6언더파 64타를 쳐 중간 선두로 나섰다. 두 번째 참가한 2020년에는 두 차례 66타를 치며 PGA 투어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해엔 공동 8위로 톱10에 진입했다.

임성재는 이번 시즌 9개 대회에서 우승 1번, 톱10 4번 등으로 컨디션도 좋다. PGA투어도 이번 대회 파워랭킹 1위로 임성재를 올려놨고, 스포츠 도박업체들도 임성재의 우승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점쳤다. PGA투어는 “임성재는 현재 ‘이득을 본 타수(Strokes Gained)’에서 전체 4위, 스크램블링(그린을 놓치고도 파 이상의 성적을 올린 기록)에서 2위를 기록 중”이라고 분석했다.

임성재는 PGA 내셔널GC 챔피언 코스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로 “높은 탄도에 스핀이 많은 아이언샷”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플로리다 지역의 코스는 그린이 딱딱하고 빠른데 내 아이언샷은 탄도가 높고 스핀이 많아서 (그린에 떨어져도) 조금 덜 굴러간다"면서 "그래서 버디 찬스를 많이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불참하는 것도 임성재에게는 호재다. 출전 선수 중 루이스 우스투이젠(13위ㆍ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랭킹이 가장 높다. 한국에선 임성재 외에 강성훈(35) 이경훈(31) 노승열(31) 등이 출전한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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