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예측
한국·일본 원자재 수입에 의존
수출 비중 커 물가 상승 압력 치솟을 것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한 가운데, 각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아시아가 가장 큰 피해를 입고, 특히 한국과 일본이 받는 타격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석유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은 아시아 경제에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했다. 아시아가 러시아 등에서 원자재를 주로 수입하며 세계 제조업 기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아직 러시아에 직접적인 수출 통제가 가해지진 않았지만, 벌써 원유와 가스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전날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한때 배럴당 99달러를 넘어 7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문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한국과 일본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국가는 전체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데다 원자재를 주로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푸시핀 싱 영국 싱크탱크 경제경영연구소(CEBR) 소속 경제학자는 "한국과 일본은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에 상당히 의존해왔기 때문에 이번 경제 제재로 인한 가격 상승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며 "이미 높은 물가 상승률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미 4개월 연속 3%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네온, 아르곤, 제논 등 특수가스는 약 50%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이 전면화하고 경제 제재가 이어지면 재료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와 일본은 원유와 가스 수입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일반적으로 원자재 계약은 장기로 맺어져 금방 새로운 수입처를 구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SCMP는 전했다. 다만 러시아산 원유는 국내 도입 비중이 5%대로 크지 않아 대체 물량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일본은 대러 경제 제재에 동참하기로 해 물가 상승 위험이 더 크다고 평가했다. 전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관계자의 비자 발급 중단과 일본 내 자산 동결 △ LPR·DPR와의 수출입 금지 △러시아 정부가 발행하거나 보증하는 채권의 일본 내 발행 및 유통 금지 등 3가지 제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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