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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양반' 586이 말하는 정의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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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양반' 586이 말하는 정의는 무엇인가

입력
2022.02.24 18: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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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김은희 '신양반사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7월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으며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7월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으며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586(50대·19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들이 말하는 정의란 무엇인가. 이 책의 부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들에게 '정의'는 법을 지키고, 공정하게 집행하는 근대 시민사회의 그것이 아니다. '도덕적 우월성'을 강조하는 이들에게 정의는 유교의 '의'에 가깝다는 게 저자의 견해다.

문화인류학자인 저자는 대한민국을 뒤흔든 '조국 사태'와 '윤미향 사태(정의기억연대 회계부정 사건)'를 통해 586세대를 관통하는 지배 정서를 톺아본다. 이들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논리에서 조선시대 양반사회를 떠받치던 성리학적 인식 체계를 발견한다. 그들의 머릿속에서 대한민국 구성원은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의 이익을 희생하며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거나 이후 사회운동에 뛰어든 사람들(양반)과 사적 이익을 쫓는 나머지 사람들(소인), 두 부류로 나뉜다는 것이다.


신양반사회·김은희 지음·생각의힘 발행·264쪽·1만7,000원

신양반사회·김은희 지음·생각의힘 발행·264쪽·1만7,000원

나아가 '의롭게' 살아온 운동가들은 특별한 대접을 받아야 하고, 조그만 잘못이 있다고 해서 함부로 대해선 안 된다는 태도로 귀결된다고 꼬집는다. "법의 원칙과 절차, 과학적·합리적으로 도출된 사실들을 멀리하는 대신 문제의 인물들이 살아온 내력과 평판을 내세우며 그들의 도덕적 우월성과 '역사적 진실'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양반, 군자, 소인 등 용어를 쓰지 않을 뿐 조선시대 양반사회와 다름없다고 본다. 작금의 현실을 '신양반사회'라고 명명한 근거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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