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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삼각 로맨스

입력
2022.02.24 18: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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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전통시장 입구에서 유세차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전통시장 입구에서 유세차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행보가 20대 대통령 선거 막판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최근 지지율은 6~9% 사이에 머물러 있지만 그의 단일화 관련 행보가 초접전을 벌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간 갈등이 더 커진 사이 민주당은 다당제 보장 카드로 구애에 나서 대선 삼각 관계가 드라마틱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 안 후보가 지난 13일 윤 후보 측에 단일화를 제안한 후 여러 조사에서 안 후보 지지율은 빠진 반면 윤 후보는 지지율이 상승해 이 후보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하지만 안 후보가 단일화 논의 결렬을 선언하며 윤 후보와 각을 세운 이후에는 윤 후보와 이 후보가 다시 경합하는 모습이다. 안 후보 지지 기반인 중도층 민심 기류가 안 후보 행보와 일부 연동된 셈이다.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으로 탄력을 받았던 정권교체론도 다소 힘이 빠진 것이다.

□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24일 다당제 정치를 보장하기 위해 대통령 4년 중임제 및 결선투표제, 연동형 비례대표제 강화, 기초의원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등의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국민의당과 정의당 등 소수 정당들이 요구해왔던 사안으로 이들과의 연대를 위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안 후보 지지자들에게 국민의힘이 아니라 민주당이 한편이라는 심리적 전선을 만들어 윤 후보로의 표심 이동을 막겠다는 의도도 깔렸다.

□ 윤 후보 측으로선 단일화 없이도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마냥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윤 후보가 안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를 받았어야 했다”며 윤 후보가 여론 흐름을 착각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와의 사이가 틀어진 후 지지율 정체가 계속되면 이제는 윤 후보 측이 안 후보에게 매달릴 가능성도 있다. 윤 후보 지지자인 신평 변호사는 “윤 후보가 저녁에 집에 찾아가서라도 안 후보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어쩌면 대선 전 마지막 날까지 삼각 로맨스는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송용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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