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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조크루, 기업형 그룹으로 성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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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조크루, 기업형 그룹으로 성장하고 있어요"

입력
2022.02.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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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대 메이저 비보잉 대회 그랜드슬램 달성
단순한 비보이 팀을 넘어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
지난해 요르단과 카타르 대사관에 초청받아 공연


세계 최초로 비보잉 대회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한국 비보이 팀 진조크루. 춤 외에도 자신이 가진 각자의 강점을 팀에 기여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영상 감각이 있는 팀원은 영상제작팀장을 맡고, 말을 잘하는 팀원은 MC를 맡고 있다. 진조크루는 단순한 팀을 넘어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진조크루 제공

세계 최초로 비보잉 대회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한국 비보이 팀 진조크루. 춤 외에도 자신이 가진 각자의 강점을 팀에 기여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영상 감각이 있는 팀원은 영상제작팀장을 맡고, 말을 잘하는 팀원은 MC를 맡고 있다. 진조크루는 단순한 팀을 넘어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진조크루 제공


"비보잉에서는 차별이 없어요. 피부색과 상관없이 잘하면 '리스펙'이에요."

전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어지고 나라 간에 이동이 제한되면서 지난해 해외 공연이 취소됐다. 해외 공연을 못 하게 된 댄서팀들은 힘든 한 해를 보냈을 것 같지만 오히려 더 바쁜 한 해를 보낸 팀이 있다. 세계 최초로 비보잉 대회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한국 비보이 팀 진조크루의 이야기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몽펠리 '르 제니트 수드'에서 개최한 '배틀 오브 더 이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우리나라 비보잉 크루의 위상을 다시 한번 세계에 과시했다. 앞서 진조크루는 2008년, 2011~2013년, 2018~2019년 세계 비보이 랭킹 팀과 개인 모두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승진(37) 진조크루 실장은 "여전히 '춤을 춰서 뭐 할래?'라며 걱정하는 부모님이 계신다. 어떤 직업이든 본인이 정말 열심히 하면 대성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며 "창단 20주년에 강력한 라이벌인 미국을 꺾고 우승해 뜻깊었다"고 말했다.

비보잉 단체에서 기업으로

"세계 랭킹 1위, 그러나 본질은 '춤에 미친 사람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죠!"

진조크루의 진짜 놀라운 점은 깜짝 놀랄 실적보다 그 이후의 행보다. 댄서씬에서 큰 대회 수상을 끝으로 목표를 잃고 와해되는 팀이 허다하다. 진조크루는 세계 5대 메이저 비보잉 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전무후무한 팀이 된 후로도 다음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나아가고 있다.

이렇게 크루가 잘 유지되는 비결은 가족 같은 분위기 덕분이다. ‘춤이 좋아서 모였다가 사람이 좋아서 남아 있게 되는 팀’이다. 실제로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보다 팀원들끼리 모여 있는 시간이 더 많다. 크루가 잘 될 때나 어려울 때나 항상 모여서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회 우승을 하고 난 뒤에도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계획을 세워 멈추지 않고 나아갔다.

공연을 통해 대중들에게 비보잉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세계적인 대회인 BBIC(부천세계비보이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춤 외에도 자신이 가진 각자의 강점을 팀에 기여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영상 감각이 있는 팀원은 영상제작팀장을 맡고, 말을 잘하는 팀원은 MC를 맡고 있다. 진조크루는 단순한 팀을 넘어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창단 10주년인 2011년 처음으로 세계 랭킹 1위가 된 후 오늘날까지 이어져 지난해에는 창단 20주년을 맞이했다.

펜데믹 위기가 결속의 계기

팬데믹이 오히려 하나의 기회였다. 지난해에는 취소된 해외 공연을 대체해 콘텐츠를 만들고 촬영하며, 온라인 공연, 온라인 대회도 개최했다. 코로나 전이었다면 팀원들이 해외 공연 일정으로 뿔뿔이 흩어져 다 함께 모이는 기회를 만들기 어려웠다. 다 함께 모여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동안 못했던 활동들을 하나씩 해나갔다. 해외에 갈 수 없어 아쉽다는 생각이 파고들 틈조차 없었다.

광고 요청이 쇄도했고, 직접 찍은 영상이 광고에 활용되기도 했다. 또 춤추는 영상을 온라인에 올려 해외 팬들과도 소통해 나갔다.

진조크루가 지칠 수 없는, 지치면 안 되는 이유가 있다. 팬들 때문이다. 진조크루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 팬들이 있다. 진조크루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은 팬들도 많다. 푸른 눈의 외국인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사인을 해달라고 요청을 할 때마다 '비보이도 한류'라는 걸 실감하면서 어깨가 무거워진다. 해외 댄스팀들도 진조크루를 찾아와서 함께 연습하고, "리스펙!"을 연발했다. 중동 지역까지 명성을 얻은 진조크루는 지난해 말에는 요르단과 카타르 대사관에 초청받아 공연을 다녀왔다.

"비보이 세계랭킹 1위 팀은 앞서가는 팀이라서 진조크루가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슬기롭게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올해 역시 진조크루에게 중요한 한 해다. 브레이킹이 2024년 파리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팀원 중에 국가대표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올림픽을 대비해서 선수권대회 출전도 생각하고 있다. 또 국내와 해외에서 공연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광고계에서도 블루칩으로 떠오르며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승진 실장은 "진조크루의 이야기가 춤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며 "춤을 사랑하는 이들이 움츠리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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