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출제 및 이의심사 제도 개선방안 발표
이의심사 최종결정 심사위, 외부인사 80%
출제·검토 기간 2일, 이의심사 기간 1일 확대
앞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오류 논란이 불거져 자문을 받게 되면 해당 학회와 자문 내용이 투명하게 공개된다. 아울러 이의심사 과정에서 소수의견이 묵살되지 않도록 재검증 절차가 마련되고, 수능 출제 단계에서부터 '킬러 문항'을 걸러내기 위한 검토 단계도 신설된다.
교육부는 23일 이 같은 내용의 '수능 출제 및 이의심사 제도 개선방안 시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2022학년도 수능에서 생명과학Ⅱ 20번 문항 출제 오류로 해당 과목 성적을 공란으로 비워둔 채 성적통지표를 배부하는 사상초유의 일이 벌어지자 재발 방지를 위해 개선안을 내놓은 것이다.
소수의견 묵살 않고 전원합의 지향
교육부는 먼저 수능 이의심사 때 소수의견 재검증 절차를 신설한다. 기존에는 이의신청이 들어와 중대사안(정답도출이 어렵거나 복수정답 가능성)으로 분류되면 학회 자문을 얻은 뒤 영역별 실무위원회 논의를 거쳐 이의심사위원회에서 최종 결과를 확정했다.
앞으로는 실무위에서 전원 합의가 안 될 경우 서로 다른 의견을 표명한 위원 각 1명과 신규 외부위원 등 3명이 참여해 2차 실무위를 거치도록 했다. 소수의견이라는 이유로 묵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특히 이의신청이 많은 사회·과학탐구 영역의 경우 기존 영역별 실무위를 과목별 실무위로 세분화한다. 사회탐구는 △윤리 △역사 △지리 △사회, 과학탐구는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실무위로 쪼개지는 것이다. 사회·과학탐구 실무위는 외부위원도 기존 2명에서 5명으로 확대한다.
자문위원과 내용 모두 공개 ... '깜깜이 검증' '셀프 검증' 논란 없앤다
또한 '깜깜이 자문' 논란이 벌어지지 않도록 자문을 구한 학회 이름과 자문 내용도 공개한다.
올해 생명과학Ⅱ 20번에 대해 이의신청이 들어오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상 없음' 결정을 내리면서 이 과정을 상세히 밝히지 않았다. 이후 평가원이 자문을 구한 학회가 한국과학교육학회와 한국생물교육학회(이상 교육학회), 한국유전학회(전문학회) 등 3곳으로 밝혀졌는데 평가원 손을 들어준 교육학회 2곳의 위원직을 평가원 임직원이 맡고 있었다는 사실이 소송 과정에서 드러나 '셀프 검증' 비판까지 받았다.
교육부는 앞으로 사전에 영역별 자문학회 풀을 구축하고 중대사안이 발생하면 교육학회 1곳, 전문학회 2곳 등 3개 이상 학회에 자문한다.
이의심사 결과를 최종 확정하는 이의심사위원장도 평가원장에서 외부 인사로 교체한다. 현행 9명(내부위원 4 외부위원 5)인 이의심사위도 11명으로 늘리고 이 중 법조인, 현장교사 등으로 구성된 외부위원을 9명까지 대폭 확대한다. 교육부 신문규 대학학술정책관은 "이의심사 과정의 관점과 철학까지 완전히 다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의심사 기간도 12일에서 13일로 하루 늘고, 이에 따라 2023학년도 수능의 정답 확정일도 11월 28일에서 29일로 하루 늦춰진다. 성적통지일(12월 9일) 등 이후 일정은 변동 없다.
과도하게 어려운 '킬러 문항' 미리 거른다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출제되는 이른바 '킬러 문항'도 사전에 걸러낸다. 출제되는 문제 검토 과정을 기존 2단계에서 3단계로 늘린다. '고난도 문항 검토 과정'을 추가한 것이다. 이때 전문 검토단 5~6명이 참여, 고교교육 과정에서 현저히 벗어난 문제를 걸러내게 된다. 아울러 검토 자문위원도 8명에서 12명으로 확대하고, 출제 기간도 기존 36일에서 38일로 늘어난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24일부터 내달 2일까지 평가원 홈페이지를 통해 개편 방안에 대해 의견을 받은 뒤 최종안을 다음달 내놓을 2023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에 담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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