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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초도 길다던 틱톡이 '쇼트폼' 떠나 긴 동영상에 매달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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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초도 길다던 틱톡이 '쇼트폼' 떠나 긴 동영상에 매달리는 이유

입력
2022.02.22 13:39
수정
2022.02.2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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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이 동영상 업로드 기준을 늘리는 사이
유튜브 인스트그램 등 경쟁사는 쇼트폼 늘려
정체성 버리고 수익성 좇는 틱톡 전략 성공할까

게티이미지뱅크 코리아

게티이미지뱅크 코리아

1분 미만 길이의 동영상 ‘쇼트폼’ 공유 서비스로 세계 1위 앱의 자리에 오른 틱톡이 점점 더 긴 동영상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틱톡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업로드 영상 크기를 최대 3분으로 늘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최대 5분 길이 동영상 업로드를 시험 운영하고 있으며, 소그룹 베타 실험군을 대상으로 10분 길이 동영상 서비스도 점검하고 있다.

공유 동영상 길이를 늘리는 것은 틱톡 자체 이용자 실태 조사 결과와 상반된 전략이다. 틱톡이 미국 IT 전문매체 와이어드에 제공한 내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셜미디어(SNS) 이용자 절반 가량이 동영상이 60초가 넘어가면 급격히 스트레스가 높아진다. 또 이용자의 3분의 1은 동영상을 2배속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시간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기보다 집중력의 한계가 1분을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틱톡은 자신들의 최대 성공 비결이자 최근 SNS 소비자 성향을 거스르고, 쇼트폼 동영상을 과감히 등지고 이들에게 더 긴 동영상을 강요하는 위험한 베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이윤을 더 늘리고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광고를 더 늘리려는 데 있다. 동영상이 길어질수록 광고주는 좀 더 상세한 제품 홍보를 할 수 있고, 콘텐츠 제공자도 제품간접광고(PPL) 등으로 소득을 늘릴 수 있다.

반면 틱톡의 최대 라이벌이자, 긴 동영상 공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유튜브가 지난해 ‘쇼트’를 시작하는 등 경쟁자들은 쇼트폼 서비스를 늘리며 틱톡의 안방을 공략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인스타그램은 ‘릴’ 스냅은 ‘스포트라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핀터레스트도 ‘아이디어 핀스’를 내놓았다. 광고업계에서는 급속히 성장하는 쇼트폼 시장을 소홀히 하는 것은 틱톡에게 위험하다는 경고를 내놓기도 한다. 지난해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 중 1분 미만의 쇼트폼은 12%까지 늘어났다.

한 편의 미디어 전문가들은 쇼트폼 유행이 가라앉고 있다며, 틱톡의 방향 전환을 지지하기도 한다. 2020년 7월 틱톡에 올라온 동영상 중 가장 많이 본 동영상의 길이는 11~17초였다. 그런데 2021년 11월에는 21~34초로 길이가 2배 이상 길어졌다. 거기다 스마트 TV에 틱톡 앱 서비스가 제공되면서 이용자들의 동영상 시청 시간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현재 틱톡 사용자의 평균 앱 이용시간은 매일 1시간 25분에 달한다. 또 하루 동영상을 17번 시청한다. 틱톡이 과감하게 동영상 길이를 늘이려는 전략은 이런 조사 결과에 근거한 것이다. 또 긴 동영상 콘텐츠가 늘어날수록 사용자 연령대도 높아져, 광고를 유치하기도 유리해질 것이란 계산도 숨어있다. 현재 틱톡 주 사용자는 16~24세로 구매력이 약한 계층이다.

와이어드는 틱톡의 방향 전환에 대해 위험요소를 열거하며 경고한다. 틱톡이 자신만의 장점을 희석시켜 경쟁자들에게 쉽게 자신의 영토를 넘겨 수 있다는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방대한 이용자 알고리즘을 파악할 수 있던 ‘롱테일’의 이점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쇼트폼은 더 많은 이용자 알고리즘을 보다 쉽게 구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3분짜리 동영상보다 15초짜리 동영상이 12배 많은 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 보다 심각한 것은 점점 더 쇼트폼 동영상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이용자들의 이탈 가능성이다. 점점 더 짧은 동영상을 선호하는 이용자의 변화를 정면으로 거스르려는 틱톡의 베팅이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영오 기자 young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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