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상해기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권상혁 SNS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를 연상케 하는 세련된 외모, 그런데 입을 열면 구수한 사투리가 툭 튀어나온다. 전국 각지 시장을 돌며 대식가 면모를 뽐내면서도 몸매가 망가지는 건 참을 수 없어 혹독한 자기관리를 하는 남자. 스스로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 차있고 욕심도 많아 24시간이 모자라는 사람. 82만 구독자들의 침샘을 자극하고 있는 유튜버 상해기를 만났다.
"안녕하세요! 상해깁니다!" 씩씩한 자기소개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보던 모습과 똑같다. 자타공인 '길치'인 기자가 약속 장소를 찾지 못하고 헤매자 직접 밖으로 나와 안내에 나선 그다. 영상 속 모습보다 조금 더 얼굴이 작고 선이 굵은 외모가 눈에 띄었다.
본명은 권상혁. 대구에서 태어났고 올해 서른두 살이 됐다. 그의 채널 구독자들은 "에너지가 좋아서 본다"고 입을 모은다. 확실히 그는 보통 사람들보다 '하이텐션'이다. 가끔 예능인을 만나면 방송에서의 모습과 너무 다른 내성적 면모에 놀라기도 하는데, 상해기는 그냥 상해기였다. 어쩌면 그것이 유튜버들의 매력인지도 모른다.
몸소 느낀 유튜버의 '영향력'
그는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가 되고 싶었다"며 연예인이 아닌 유튜버의 삶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특별히 연예계 진출을 꿈꾼 적은 없단다. 하지만 이제는 연예인보다 유튜버들이 더 유명한 시대가 도래했다. 상해기 역시 이를 실감하고 있다.
"연예인들이 유튜버랑 같이 방송을 하려고 할 때 느껴요. 진짜 멀게만 보인 '월드스타' 비 형님이나 박명수 형님 이런 분들도 유튜버랑 같이 하잖아요. 제가 진짜 시기를 잘 만나서 이런 호사를 누리는구나 싶어요. 연예인과의 협업도 너무 좋죠. 방송을 고정적으로 하면서 박군 형이랑도 친해졌어요. 저도 직업군인 출신이거든요."
그러나 유명세와 함께 논란에 휩싸인 적도 있었다. 2년 사이 두 번의 논란을 겪고 한두 달간 술만 먹고 지낸 적도 있었다는 그다. "뒷광고 이슈도 있었고 렉카 유튜버에게 저격도 당했죠. 억울한 오해를 받을 때도 있는데, 제가 힘든 건 괜찮아요. 그런데 어머니는 댓글 하나까지 확인하시거든요. 가족이 상처받는 게 괴롭더라고요. 한때는 (누가 알아볼까봐) 범죄자처럼 모자만 쓰고 다니기도 했어요. 올해 제 목표는 '삽질만 하지 말자'입니다. 제 좌우명이기도 해요."
자칭 '관종'이라는 상해기는 잠시나마 개그맨을 희망한 적은 있다고 했다. 스스로의 장점으로는 자기평가를 잘하는 것을 꼽았다. 자신이 뭘 해야 할지를 알고 어떤 걸 했을 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안다는 의미다. 현재는 유튜브가 메인 잡(job)이라는 그에게 수익에 대해 물었다. 유튜브 조회 수만으로 큰돈을 벌긴 어렵다며 대부분의 유튜버들이 광고를 통해 수익을 낸다고 했다.
"월마다 차이는 있어요. 조회 수 수익은 직원에게 다 드리려고 하죠. 광고는 하루에 몇 개씩 (제안이) 들어와요. 한 달에 많을 때는 서너 개를 하고 못 할 때도 있어요. 실제로 맛이 있어야 미안하지 않은 콘텐츠가 되니까요. 순수성 있는 콘텐츠를 지향해요. 조금이라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영상을 만들고 싶거든요."
상해기가 괴물 짬짜면에 도전하고 있는 모습. 유튜브 채널 캡처
"100만 구독자, 처음부터 자신 있었다"
상해기는 '제일 좋았던 영상'으로 '용산 85세 윤여사 라면 먹방' 영상을 꼽았다. MBC '놀면 뭐하니?' 유재석이 다녀간 라면 전문점이기도 하다. "제 영상 중에서 조회 수 3등이에요. 320만 영상인데, 최근에 저를 점프업(jump up)시킬 수 있었던 영상이기도 하죠. 유튜브에서 좋은 영상이라 생각해서 밀어준 거 같아요. 촬영하는 내내 기분이 좋았어요. 할머니도 너무 좋으셨고요."
그렇다면 제일 힘들게 찍은 영상은 뭘까. 그는 '괴물짬짜면' 편을 꼽았다. 15인분 짬짜면을 25분 안에 다 먹어야 성공하는 다소 무모한 도전이었다. "(짬짜면 도전은) 방송에서도 했던 건데,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었지만 새로 하니까 실패했어요. 진짜 힘들었고 그날 하루 종일 못 일어났습니다."
영상을 통해 희로애락을 경험하고 있는 상해기는 요즘 라이브커머스에도 재미를 붙였고, 사업도 구상 중이라고 했다.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100만을 향한 꿈이 있다. 내가 100만이 안될 거라고 단 한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다. 아직 실버 버튼을 안 뜯었다. 골드 버튼을 받으면 함께 뜯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종 꿈은 행복해지는 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제 행복의 기준은 돈이랑 정비례해요. 그런데 모순적인 게 그게 절대적이진 않은 거 같아요. 어느 정도 제가 생각하는 넉넉함 기준의 이상이 되면 아무렇지 않을 거 같거든요. 돈을 통해서 시간을 산다고 하잖아요. 우리 엄마가 입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사드릴 수 있고 저도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겠죠. 하나하나 올라가는 느낌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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