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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며 돈 버는 국민 건강관리 앱 개발" 나승균 넛지헬스케어 대표

입력
2022.02.23 04:30
수정
2022.02.23 10:0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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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의학 전공한 서울아산병원 의사 출신
걸을 때마다 포인트 쌓이는 '캐시워크' 앱, 국민 5명 중 1명 사용

새해가 밝으면 사람들이 결심하는 것 중에 대표적인 것이 금연과 운동이다. 하지만 작심삼일이라는 말처럼 결심이 사흘을 넘기기 힘들다.

2016년 신생기업(스타트업) 넛지헬스케어를 창업한 의사출신 나승균(45) 대표는 이를 눈여겨보고 어떻게 하면 건강을 위해 사람들이 새해 결심을 오래 끌고 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 결과 찾아낸 것이 촉진 네트워크다.

촉진 네크워크란 주변 사람들이 응원이나 격려로 지속적 동기부여를 하는 것을 말한다. "약을 장기 복용하는 사람에게 부모나 자녀가 오늘 약을 먹었냐고 물어봐 주고, 다이어트하는 친구에게 식단을 잘 지켰을 때 응원해 주는 것들이 모두 촉진 네트워크입니다. 이런 주변의 응원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논문이 많아요."

촉진 네트워크는 병원 진료실에서 해결하기 힘들다. 그래서 여기에 금전 보상을 결합해 2017년 선보인 건강관리 앱이 누적으로 1,600만 회 이상 내려받기 횟수를 기록한 '캐시워크'다. 국민 5명 중 1명이 이 앱을 갖고 있는 셈이어서 사실상 국민 건강관리 앱이다.

나승균 넛지헬스케어 대표가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국민 건강관리 앱으로 부상한 '캐시워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나승균 넛지헬스케어 대표가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국민 건강관리 앱으로 부상한 '캐시워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국민 건강관리 앱으로 부상한 '캐시워크'

캐시워크 앱은 사람의 걸음 수를 측정해 보상하는 서비스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면 매번 실행하지 않아도 스마트폰만 들고 다니면 자동으로 걸음이 측정되고 여기 맞춰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자체 포인트인 '캐시'를 받는다. "행동할 때마다 보상해 주는 것이 핵심이에요. 100걸음마다 1원에 해당하는 1캐시를 줘요. 1만 보를 걸으면 100캐시를 얻을 수 있죠."

캐시는 스타벅스 등 음식점과 편의점, 극장 등 다양한 제휴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제휴처만 수백 개에 이른다. "어느 정도 캐시가 쌓이면 매장에 가서 각종 상품과 교환할 수 있어요."

여기에 다른 행동을 하거나 각종 퀴즈와 게임을 통해 추가로 캐시를 더 받을 수 있는 보상책도 마련했다. 아예 앱과 연동해 올라서면 자동으로 체중이 저장돼 캐시를 받을 수 있는 블루투스 체중계도 따로 만들었다. "체중 입력을 하거나 별도 행동을 통해 보상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했어요. 이런 행동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을 늘려줄 수 있죠."

덕분에 캐시워크 앱은 누적으로 내려받은 횟수가 1,600만 건, 매일 꾸준히 이용하는 사람이 300만 명에 이른다. 해외 반응도 좋은 편이다. 2020년 미국 구글 플레이를 통해 선보인 캐시워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누적 가입자가 50만 명을 넘어섰다.

똑똑한 다이어트 방법 알려주는 앱도 개발

나 대표는 똑똑한 다이어트 방법을 알려주는 '지니어트 앱'도 개발하고 있다. 똑똑한 다이어트란 즐겁게 운동하며 적절한 식단관리로 효율적인 체중 관리를 하는 것을 말한다. "무조건 굶고 힘들게 운동하는 다이어트를 하면 결국 다이어트 이전으로 돌아가는 요요 현상이 와요. 똑똑한 다이어트는 호르몬에 영향을 주는 다이어트입니다. 미국에서 리얼푸드 운동이라고 부르는 이 방법은 호르몬에 영향을 주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다이어트 방법이죠."

그는 되도록 가공식품 대신 고기, 채소, 과일처럼 진짜 음식을 먹으라고 권한다.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은 설탕, 밀가루 등을 사용한 가공식품을 많이 먹으면 늘어나요. 원래 형태를 간직한 자연 음식을 먹으면 양을 줄이지 않아도 호르몬을 개선해 체중을 줄일 수 있죠."

특히 먹는 시간을 정해놓은 뒤 간격을 두고 먹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씩 자주 먹으면 체중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인슐린이 하루 종일 분비돼 좋지 않아요. 설탕, 밀가루 등을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 이를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 나오면서 지방을 저장해 살이 쪄요."

지니어트 앱은 이용자의 식단을 기록하고 음식 성분을 분석한 뒤 적절한 음식을 먹었거나 운동을 하면 보상을 해준다. "다음달 중에 캐시워크 앱과 연동해 선보일 예정입니다."

여기에 이용자에게 건강검진 기록 등을 토대로 건강관리 방법을 인공지능(AI)이 알려주는 '캐시닥' 앱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현재 월평균 이용자가 20만 명에 이른다. "이용자와 병원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는 앱이죠. 실비보험 청구나 병원 검색도 할 수 있어요." 캐시닥 앱도 캐시워크 앱에 연결됐어요. 따라서 캐시워크 앱이 3가지 서비스의 중심이 되는 셈이다.

나승균 넛지헬스케어 대표가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 인터넷 방송을 위해 마련한 스튜디오에서 자체 개발한 건강식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나승균 넛지헬스케어 대표가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 인터넷 방송을 위해 마련한 스튜디오에서 자체 개발한 건강식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방탄커피, 저당두유 등 건강식품에도 도전

여기 그치지 않고 나 대표는 직접 키토제닉 종류의 건강식품 개발에도 나섰다. 이를 위해 내부에 식품전문가들이 포진한 연구소를 두고 있다. "지방을 분해해 에너지로 바꿔주는 케톤이라는 성분을 만들어내는 것이 키토제닉 식품들이죠. 밥 대신 계란으로 김밥을 만드는 키토 김밥 등이 대표적이에요. 계란은 쌀과 달리 급격한 혈당 상승을 막아줘요."

나 대표는 '키토선생'이라는 상표로 10가지 키토제닉 음식을 개발 중이다. 이 중에 버터커피 '닥터 바리스타', 저당 두유 '소이비랩', '저당 굴림만두' 등 3가지는 이미 출시됐다.

버터커피는 유당이나 설탕, 시럽 대신 버터를 사용했다. "우유 대신 목초지에서 자란 소젖을 이용한 앵커버터를 넣어 고소한 맛을 냈어요. 또 우리 몸에서 케톤으로 전환되는 MCT오일도 넣었죠. 그래서 미국에서는 방탄커피라고 불러요. 총알도 막을 수 있을 만큼 몸에 힘이 넘친다는 의미죠."

닥터 바리스타는 버터를 먹으면 살찐다는 잘못된 편견을 깨는 제품이기도 하다. "화학공정으로 만든 마가린 말고 천연버터처럼 건강한 지방은 먹어야 해요. 건강한 지방은 몸에 쌓이지 않죠."

저당 두유 역시 설탕 대신 천연당 성분을 사용했다. "콩의 비린 냄새를 잡으려고 넣는 설탕 대신 스테비아라는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당 성분을 넣었죠. 소아비만이 심각한 만큼 아이들을 위해 개발했어요."

저당 굴림만두는 만두피가 없는 만두다. "밀가루 덩어리인 만두피와 돼지고기 냄새를 잡으려고 넣는 설탕을 뺐어요. 그냥 고기경단 형태의 만두죠. 설탕 대신 청양고추가 돼지고기 냄새를 잡아줘요."

이밖에도 가공성분을 넣지 않은 소시지, 육포, 불고기, 카페인이 없는 커피와 바나나맛 두유, 아이스티 등 다양한 식품들을 개발 중이다. "모두 가공 성분을 넣지 않아 최대한 살이 찌지 않도록 개발하고 있어요. 올해 안에 하나씩 내놓을 예정입니다."

3년 만에 매출 10배 성장

넛지헬스케어의 매출은 캐시워크 앱과 건강식품 등에 힘입어 2020년 328억 원에서 지난해 500억 원대 중반으로 껑충 뛰었다. 매출은 앱을 통해 내보내는 광고와 제품 판매를 통해 올린다. 영업이익은 2020년 33억 원, 지난해 110억 원으로 3배가량 증가했다. "창업 첫해 매출이 30억 원이었죠. 3년 만에 매출이 10배 성장했어요."

올해 목표는 앱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일본 등으로 해외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캐시워크 앱이 월마트, 아마존, 갭, 우버 등과 제휴돼 있어요. 올해는 일본에 진출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개발자를 늘릴 예정이다. 특이한 것은 전체 직원 100명 중 개발자가 70명 이상인데 이 가운데 절반이 여성이다. "야근과 회식이 없어서 여성개발자들이 일하기 좋죠. 또 재택 근무를 병행하고 있어서 아이를 키우기도 좋아요."

서울아산병원에서 7년간 의사로 일한 나승균 넛지헬스케어 대표는 지금의 사업을 모두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는 집단의학의 연장으로 본다. 배우한 기자

서울아산병원에서 7년간 의사로 일한 나승균 넛지헬스케어 대표는 지금의 사업을 모두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는 집단의학의 연장으로 본다. 배우한 기자


아산병원 의사 출신 "의료 활동을 기업형태로 구현"

나 대표는 2003년 울산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아산병원에서 7년간 의사로 일했다.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집단의학을 하고 싶어서 예방의학을 전공했고 만성질환에 관심을 가졌어요. 만성질환은 진료실에서 해결하기 힘들어요. 만성질환을 예방하려면 건강한 생활이 필수여서 이를 위한 방법을 고민했죠."

그러다가 취업준비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스펙업애드를 창업했다. "그때 다른 회사를 운영하던 박정신 대표를 만나 지금의 회사를 공동 창업했어요. 만성질환자들에게 금전적 보상으로 건강한 생활의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다는 해외 논문을 보고 서비스로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에 창업하게 됐죠. 그래서 사명도 자연스러운 동기 부여로 행동을 변화시키는 행동경제학 개념인 넛지 이론을 건강관리(헬스케어) 분야에 접목해 지었죠. 싱가포르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하루에 1만 보를 걸으면 금전 보상을 해주는 임상 연구를 한 적이 있는데 아주 흥미로웠어요."

그는 지금의 사업을 진료실만 벗어났을 뿐 의료의 연장으로 본다. "예방의학은 집단을 상대로 해요. 지금의 사업도 집단의학의 연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의료활동을 기업 형태로 구현한 셈이죠."

다행히 사업을 하면서 주변 의사들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는다. "산부인과 개원의사인 아버지를 비롯해 동료 의사들과 의논을 많이 하죠."

앞으로 앱과 제품들이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다. "직원들이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직원들은 서비스와 제품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쓰느냐에 따라 보람을 느껴요. 이게 중요하죠. 그래서 원격의료와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건강관리에도 관심이 많아요. 달리기를 측정하는 기능을 새로 개발해서 상반기 중에 선보일 예정이에요. 이를 점차 자전거, 등산 등으로 상반기 중에 확대해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활동에 앱을 활용하도록 하고 싶어요."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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