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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렬 선언에도... 국민의힘 '정권교체' 내세워 단일화 불 지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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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렬 선언에도... 국민의힘 '정권교체' 내세워 단일화 불 지피기

입력
2022.02.21 20: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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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렬 대비 尹·安 통화 두고 책임 공방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둘러보고 있다. 이날 안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결렬을 선언했다. 국민의당 제공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둘러보고 있다. 이날 안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결렬을 선언했다. 국민의당 제공

"여의도에선 꺼진 불도 다시 봐야 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결렬 선언에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측은 야권후보 단일화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박빙구도 속에서 승리 가능성을 1%라도 더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최종 결렬에 대비해 여론전을 펼치는 한편 안 후보를 자극하는 발언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국민의힘 "본투표 전까지 가능"

안 후보는 21일 페이스북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 방문 사실을 알리며 "안 의사님의 거룩한 유지를 받들겠다고 거듭 맹세했다"며 "처음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대선 일정을 다시 시작한다"고 썼다. 전날 결렬 선언에 이어 대선 완주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단일화 불씨를 살려 가겠다는 입장이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어떤 노력이든 계속하겠다"고 말했고,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솔직히 본투표 전까지도 단일화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여지를 두었다. 정권교체라는 '대의명분'을 앞세워 막판까지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시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지지율에서 크게 앞서는 윤 후보가 끝까지 노력을 보임으로써 포용력 있는 이미지 구축을 위한 의도도 깔려 있다.

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월 11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월 11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협상 재개 두고 이견... 국민의힘 "두 후보가 만날 수도"

다만 국민의힘이 단일화와 관련한 분명한 제안을 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안 후보의 의중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날 기자회견 직전까지 양측 간 다양한 물밑 채널이 가동돼온 점을 볼 때 안 후보의 결렬 선언은 협상력 제고를 위한 카드라는 시각도 있다. 성일종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제가 협상에 임했고 단일화 합의문 초안까지 서로 주고받았다"며 "안 후보가 처음 듣는 것처럼 말해서 굉장히 당혹스럽다"고 했다.

윤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단일화 무산 시 부담이 더 크고 4자대결에서 자력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 점도 압박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전히 물밑에서 여러 협상 채널이 가동되고 있다"며 "주말이나 다음 주 초쯤 윤 후보와 안 후보가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위원장은 "무허가 협상단"이라며 물밑 협상에도 선을 그었다. 하지만 안 후보 측에서도 단일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안 후보를 돕고 있는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단일화 논의가) 끝난 게 아니다"라며 "잘못된 단일화 방식과 내용, 주체를 정리하면서 안 후보가 새로운 제안을 던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尹측 "회견 의아" vs 安측 "문자 예고"

윤 후보와 안 후보 사이에 오간 통화내용과 문자를 두고 양측 간 진실공방은 단일화 결렬 시 상대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양측에 대한 취재를 종합하면, 윤 후보는 전날 오전 안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후보끼리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제안했고, 안 후보는 "실무자끼리 큰 방향을 정한 다음에 만나자"고 했다. 윤 후보가 이에 "실무자를 지정하자"고 하자, 안 후보가 "생각해 보겠다"고 하면서 통화가 마무리됐다.

이태규 총괄본부장은 "안 후보가 생각해 보겠다고 한 건 의례적인 말"이라며 "이후 윤 후보에게 문자메시지로 너무 늦었고, 완주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 측에선 안 후보의 급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불쾌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 선대본부 관계자는 "윤 후보는 단일화 제안 철회 회견을 보고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안 후보의 문자메시지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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