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생 배우 이혜리의 나이는 한국 기준으로 29세다. 그는 다가올 30대를 기다리며 열심히 살아가는 중이다. 주변에서 "30대 별 거 없어"라고 말하지만, 설레는 마음은 어찌할 수 없단다. 이혜리는 더 건강하고 부지런하면서 열정 넘치는 자신을 꿈꾸고 있다.
이러한 그에게 '꽃 피면 달 생각하고'는 20대 마지막 장의 한편을 장식한 작품이다. 이혜리는 이 작품이 갖는 의미에 대해 "한 단어로 정리하긴 어렵다. 정말 고맙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행복한 기억을 잔뜩 만들어줬다고도 했다.
지난 21일 이혜리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그가 꿈꾸는 미래, 그리고 KBS2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와 관련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꽃 피면 달 생각하고'는 금주령의 시대, 생계형 밀주꾼 로서(혜리)와 그를 쫓는 원칙주의 감찰 남영(유승호)의 이야기를 그렸다.
활 못 쏘는 척 연기한 이유
이혜리가 맡은 역할인 로서는 가세가 기운 양반 집안의 자제로, 금주령의 시대에 술을 빚게 된 생계형 양반이다. 강인하고 씩씩한 성격이 매력적인 캐릭터다. 이혜리는 로서에 대해 "시대적인 기준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반인데도 불구하고 소탈한 면이 많더라. 솔직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 걸 중점에 두고 연기하니 표현에 어려움은 없었다"고 밝혔다.
액션 연기를 하며 몸을 잘 쓴다는 칭찬을 받았다고도 했다. 활을 쏘는 장면에서는 오히려 허술하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로서는 태어나서 처음 활을 겨눠보는 인물이다. 내가 예전에 국궁, 양궁을 배우긴 했지만 활을 잘 쏘면 안 될 듯했다"는 것이 이혜리의 설명이다.
로서의 행동을 납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도 말했다. 이혜리는 "금주령이라는 상황 속에서 로서가 하는 행동은 범법이다"라며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다고 밝혔다. 촬영을 마친 지금, 그는 "로서의 행동들, 생각들이 사실은 올바른 것이라는 걸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지난날을 돌아봤다.
따뜻한 유승호, 통통 튀는 변우석·강미나·서예화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을까. 이혜리는 "즐거운 현장이었다"고 답했다. 또한 "베테랑인 유승호 오빠와 함께할 수 있어서 든든했다. 조언을 구하고 대화도 많이 했다. 그러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감독님, 동료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작품을 같이 잘 만들 수 있었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유승호는 이혜리에게 장점을 이야기해주며 용기를 낼 수 있게 도왔고, 변우석 강미나 서예화는 현장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이혜리는 1부 엔딩 신을 찍으면서 유승호와의 호흡이 잘 맞을 것을 예상했다고 밝혔다. "중요한 장면이었죠. 그걸 초반에 찍게 돼서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남영과의 관계가 이미 쌓여 있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가족 같은 걸스데이
'꽃 피면 달 생각하고'로 대중을 만난 이혜리는 과거 걸스데이로 활동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혜리는 물론, 멤버 박소진 유라 방민아도 배우로 활약 중이다. 많은 팬들이 이들의 완전체 공연을 다시 보길 원하고 있는 상황 속, 이혜리는 "다들 바쁜 스케줄을 하고 있다. 완전체 무대를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듯하다. 재결합에 대한 이야기는 구체적으로 나누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물론 걸스데이는 여전히 돈독한 친분을 자랑한다. 이혜리는 최근 꿈속에 멤버들이 나오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꿈속 이혜리는 방민아와의 무대를 준비했고, 박소진과 유라는 두 사람에게 "너희 둘이서만 해?"라고 물었다. 이혜리는 꿈 이야기를 하며 걸스데이를 향한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멤버들은 서로의 입장과 상태를 잘 아는, 가족 같은 사람들이죠.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게 정말 좋아요."
이혜리의 목표
이혜리는 '꽃 피면 달 생각하고'를 통해 배우로서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를) 좀 더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많이 생겼다. 어떻게 하면 캐릭터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고 더 효과적으로 인물의 의도와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해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생각을 하게 해준 로서 캐릭터를 향해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배우 친구들과 스터디를 하고 있다는 그는 "(시청자들이) 오래 기다리지 않게 올해 안에 작품을 결정하고 싶다"고 했다.
최근 필라테스도 열심히 하고 있다. 이혜리는 "내가 지키진 못해도 목표를 잘 세운다"며 너스레를 떨더니 "'건강하게 살자'가 올해 목표다"라고 전했다. 몸과 마음을 가꾸고 있는 그는 앞으로도, 그리고 30대에도 대중에게 즐거움을 안겨줄 예정이다. "보시는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과 캐릭터를 하고 싶죠. 시청자분들과 같이 웃고, 때로는 슬픔을 나누며 행복함을 느끼고 싶어요."
이혜리가 출연한 '꽃 피면 달 생각하고'는 지난 22일 종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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