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범죄 혐의 소명, 증거인멸 염려 있어" 구속
용인 고급 전원주택단지 3곳서 3,300만원 훔쳐
한때 '대도'로 불리다 말년에 초라한 좀도둑으로 전락한 조세형(84)씨가 19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법원으로 호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1970~1980년대 사회 고위층을 상대로 절도행각을 벌여 '대도(大盜)'라는 별명을 얻은 조세형(84)씨가 절도 혐의로 또다시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2019년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해 12월 출소한 지 한 달여 만이다.
20일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수원지법은 지난 19일 조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씨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공범 1명과 함께 용인시 처인구 소재 고급 전원주택단지를 돌며 3차례에 걸쳐 3,3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를 받고 있다.
경찰은 처인구 일대에서 절도 사건이 잇따르자, 폐쇄회로(CC) TV 영상을 분석해 공범을 검거한 데 이어 지난 17일 조씨를 붙잡았다. 조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찰을 나서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채 승합차에 올라 법원으로 향했다.
조씨는 1970∼1980년대 사회 고위층을 상대로 전대미문의 절도 행각을 벌여 ‘대도’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의 절도 행위로 상류 사회의 사치스러움이 폭로됐으며, 조씨가 훔친 돈 일부를 가난한 사람을 위해 쓴다는 등 나름의 원칙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적’으로 미화되기도 했다.
조씨는 1982년 구속돼 15년 수감생활을 하다가 출소한 뒤 선교활동을 하며 새 삶을 사는 듯했으나, 2001년 일본 도쿄에서 빈집을 털다가 붙잡힌 것을 시작으로 다시 범죄의 길로 빠져들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