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유흥시장 타격으로 매출 감소
롯데주류, 구조적 효율성 개선으로 수익성↑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국내 소주업계 라이벌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희비가 엇갈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유흥시장 매출 비중이 높은 하이트진로는 직격탄을 맞았지만, 롯데칠성음료는 가정용 시장 위주로 제품 라인업, 와인 판매 강화 전략을 펼치면서 실적 상승을 가져갔다.
'유흥시장 침체'… 고스란히 매출 타격으로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하이트진로의 매출은 2조2,029억 원, 영업이익은 1,74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4%와 12.3%씩 감소한 규모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해외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국내 소비가 침체되면서 실적이 감소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연결기준 전체 매출은 2조5,061억 원, 영업이익은 1,822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1%와 87.4%씩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음료를 제외한 주류사업 매출액이 6,722억 원으로 10.3% 늘었고, 영업이익도 245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유흥시장이 쪼그라들면서 소주 판매량은 전년 대비 2.4% 감소했지만, 와인과 맥주에서 각각 34.4%, 14.5%씩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은 하이트진로가 약 65%, 롯데칠성음료는 약 13%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높고 전체 매출 중 유흥시장 비중도 많다 보니, 매출 타격도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엔 '처음처럼' 라인업을 재정비하고 페트제품을 리뉴얼하는 등 가정용 시장에 대응한 전략이 주효했다. 여기에 와인 사업 강화로 매출을 올리고 수제맥주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OEM)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한 부분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소주공장을 통합하면서 구조적 효율성도 개선됐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기존 강릉·청주 소주공장을 강릉으로 통합하면서 공장 가동률이 높아졌다"며 "여기에 물류거점을 통합하는 등 비용을 절감하면서 영업이익이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양사의 승부는 가정용 시장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하이트진로도 와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캔 맥주 ‘테라’의 용량을 세분화하는 등 주류 전반 가정용 시장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안에 자영업자 영업제한이 철회되고 단계적 일상회복이 진행되면 유흥시장 주류 수요도 점차 풀릴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 재확산과 정부 정책 등 변수가 워낙 많아 한동안은 가정용 시장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