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통화량 13.2% 증가... 13년래 최고
금리 인상에 예·적금에만 20.5조 원 쏠려
지난해 12월 한 달간 시중에 풀린 돈이 24조 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가 계속된 데다, 불안한 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주식 등 자산을 대거 매도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금리 상승을 틈타 20조 원이 넘는 돈이 예·적금에 몰리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를 보면, 지난해 12월 통화량(M2 기준)은 3,613조 원으로 한 달 사이 23조8,000억 원(0.7%) 늘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3.2% 늘면서 2008년 11월(14%) 이후 13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인 M2에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에다 △MMF(머니마켓펀드) △2년 미만 정기예금 △CD(양도성예금증서) △RP(환매조건부채권) 등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 등이 포함된다.
경제 주체별로는 한 달 새 가계 및 비영리단체에서 14조4,000억 원, 기업에서 14조6,000억 원, 증권사 등을 포함한 기타금융기관에서 9,000억 원이 각각 불었다. 한은은 "주식 등 대체자산 매도와 재난지원금 효과 등의 영향으로 가계 통화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경우 수출 증가에 따른 기업 결제자금 유입 영향이 컸다.
금융상품 중에선 2년 미만 정기 예·적금이 한 달 새 20조5,000억 원 늘며 전체 증가세를 주도했다. 예금 금리가 오르고 있고 자산시장이 조정기에 진입하면서 위태로운 투자처를 떠난 뭉칫돈이 은행 등 안전지대로 대거 몰려간 것이다. 한은은 "수신금리 상승과 예대율 관리를 위한 금융기관의 자금 유치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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