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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강하다”… 전쟁·인플레에 ‘金투자' 다시 전성기

입력
2022.02.20 10:30
수정
2022.02.20 11:3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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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이 돌아왔다"… 17개월 만에 최고치
우크라 사태로 전운 고조·인플레 우려 커진 탓
금 투자 방법도 다양해… "단, '올인'은 금물"

편집자주

친절한 ‘금융+자산’ 설명입니다. 어려운 금융을 알면, 자산 쌓기도 쉬워집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금(金)의 전성기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전운이 고조되자,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다시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지난해 금값이 잠잠하던 사이 크게 올랐던 증시·가상화폐가 올해 들어 물가 상승 우려로 주춤하면서 금의 매력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성기를 맞이한 금 투자, 어떤 방법이 있고 각각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코스피·나스닥 10% 떨어져도… 금값은 올랐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그래픽=송정근 기자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1㎏짜리 금 현물 1g 가격은 7만2,430원으로 2020년 9월 21일(7만2,760원) 이후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16% 넘게 상승한 것입니다. 올해 상승률만 보더라도 5% 수준으로, 10% 이상 하락을 경험한 코스피·나스닥보다 좋습니다.

'인플레이션 피난처’로 각광받았던 비트코인도 금에게 다시 그 자리를 내준 모양새입니다. 지난해 금값이 바닥을 찍을 당시 개당 6만 달러를 돌파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다른 위험자산과 마찬가지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며 3만 달러대로 주저앉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도 올해는 금값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내년 초 금 가격 전망치를 온스당 기존 2,000달러에서 2,150달러로 올려 잡았습니다. 미카일 스프로기스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저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겹쳐 금으로 위험을 회피하려는 수요가 계속 커질 것”이라며 “금값이 크게 반등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통적인 금 투자 방법… 금 직접 매입·골드뱅킹

금은 역사상 가장 오래된 투자 자산인 만큼 투자방법도 다양합니다. 가장 쉽고 전통적인 방법은 주변 금은방 등을 통해 실물 금을 사는 것입니다. 골드바는 물론 금으로 만들어진 액세서리 등을 구입할 수도 있겠죠. 실물 금의 최대 장점은 금을 직접 소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물 금을 매입할 땐 부가가치세(10%)·수수료(5% 이상)·세공비 등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금값이 적어도 15% 이상은 올라야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시중은행이 운영하는 골드뱅킹을 통해 금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은행에서 금 통장을 만들고 원화를 입금하면, 은행은 금 시세·환율을 적용해 금을 사들이고 통장엔 금의 무게가 표시됩니다. 고가의 골드바가 아니더라도 0.01g 단위로 살 수 있고, 수수료도 1% 수준으로 낮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부가가치세·수수료를 추가로 낸다면 금을 인출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골드뱅킹도 단점은 있습니다. 바로 매매차익에 대한 배당소득세 15.4%가 원천징수된다는 점입니다. 100만 원을 벌었을 때 15만4,000원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는 것이죠. 아울러 금은 ‘달러표시 자산’이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도 고려해야 하죠. 물론 경우에 따라 환차익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금 투자 방법… KRX금시장·금 펀드

그래픽=송정근 기자

그래픽=송정근 기자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KRX금시장을 통해 금에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방법도 주식거래와 비슷합니다. 주식을 사고파는 증권사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금을 1g 단위로 사고팔 수 있습니다. 수수료는 증권사별로 다양하지만 통상 0.3% 안팎으로 저렴한 수준입니다.

무엇보다 KRX금시장을 이용할 경우 가장 큰 장점은 금 투자 방법 중 유일하게 매매차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입니다. 애초에 비과세이기 때문에 매매차익 규모와 상관없이 금융소득종합 과세 대상도 아닙니다. 아울러 부가가치세 등을 추가로 내면 실물 인출도 가능합니다. 다만 골드뱅킹과 마찬가지로 금 현물에 투자하기에 환율 변동성에 노출됩니다.

마지막 금 투자 방법은 금 펀드입니다. 금 선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이용하면 다양한 방식의 투자가 가능합니다. 단순히 상승으로만 돈을 벌 수 있는 게 아니라 레버리지(손익 2배 투자)·인버스(금값 하락 투자)도 가능합니다. 아울러 금 ‘선물’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기 때문에 유일하게 환율 변동에 노출되지 않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만 매월 선물 만기 시 롤오버(월물교체) 비용이 들기 때문에 현물 금값의 흐름과 선물 ETF 수익률은 다르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금 선물 ETF 외에 금 주식형 펀드도 있습니다. 금 주식형 펀드를 이용하면 금뿐만 아니라 금을 캐는 금광회사의 주식에도 투자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금값의 등락과 무관하게 해외 유명 금광회사들의 주가에 따라 수익률이 변동되기도 합니다. 펀드의 기초자산에 금 이외의 다른 주식들이 포함돼 있기에 증시 변동 상황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합니다.

"'올인'은 금물… 능력 범위에서 분산투자를"

다양한 금 투자 방법이 있지만, 딱 하나의 정답을 꼽긴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정답이 있다면 바로 '분산투자'입니다. 현재 금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향후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르면 또 다른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가 더 상승해 금값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투자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하는 것은 좋지만, '올인'을 하거나 능력을 벗어나는 투자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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